18대 국회 추경통과 91일 걸려
경기부진 책임 떠넘기기 지적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서 오는 4일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추경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직후 추경안을 내는 첫 사례다. 국회법상 21대 국회 임기는 5월 30일부터 시작됐다. 이때부터 따져보면 새 국회가 일을 시작한지 엿새 만에 추경안을 발의하는 셈이다. 그간 역대 국회는 임기를 시작하는 해에 버릇처럼 추경을 단행했지만 이번처럼 추경 제출일이 빠른 적은 없었다. 그나마 추경 제출 시기가 빨랐던 때는 18대 국회가 출범한 2008년 6월 20일이다.
13대부터 20대 국회까지 원 구성(의장단·상임위원장단 등 구성)에 걸린 평균 기간이 41.4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7월 중순 이후에야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이미 원 구성을 놓고 여야가 여러 이유로 맞서고 있다. 과거에도 국회 원 구성 전에 추경안을 발의한 전례가 있긴하다. 2008년 6월 20일 이명박 정부는 고유가 극복을 위한 민생안정대책을 담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8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 지 22일째 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정작 국회를 통과한 것은 약 석 달이 지난 후인 9월 18일이었다. 현재와 상황이 비슷하다. 공수만 바뀌었을 뿐이다. 이번에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돼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국회 원 구성도 이뤄지기 전에 추경을 제출한 것은 정부가 국회에 경기 부진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민간연구원 한 관계자는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기 힘든 시점에 추경을 제출해 3차 추경에 대한 비판을 일부 피할 수 있을 것”이라 고 말했다.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 국회 상황까지 고려해 추경 시점을 잡지는 않는다”며 “코로나19로 경기 대응이 시급해 서둘러 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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