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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국회 구성 전에 추경 내는 정부, '최악' 2008년 전례 반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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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국회 임시 시작 이후 가장 빠른 시점에 추경 제출

평균 원 구성 41일 소요…이번에도 마찰 시작돼

2008년 18대 국회 당시 원 구성 88일 소요…추경 통과는 91일 걸려

"추경 제대로 심의하기 어려운 시점…책임 떠넘기기 소지" 해석도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밝게 웃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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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정부가 처음으로 국회 임시 시작과 동시에 추가경정예산을 제출한다. 하지만 국회 원 구성이 늦어질 조짐이 보이면서 과거 18대 국회 때처럼 통과까지 오랜 기간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입장에선 '떠넘기기' 또는 '책임모면'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서 오는 4일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추경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직후 추경안을 내는 첫 사례다. 국회법상 21대 국회 임기는 5월 30일부터 시작됐다. 이때부터 따져보면 새 국회가 일을 시작한지 엿새 만에 추경안을 발의하는 셈이다. 그간 역대 국회는 임기를 시작하는 해에 버릇처럼 추경을 단행했지만 이번처럼 추경 제출일이 빠른 적은 없었다.

그나마 추경 제출 시기가 빨랐던 때는 18대 국회가 출범한 2008년 6월 20일이다. 이 밖에 13대 국회(1988년 9월 30일), 14대 국회(1992년 10월 2일), 15대 국회(1996년 10월 2일), 16대 국회(2000년 6월 29일), 17대 국회(2004년 7월 3일), 20대 국회(2016년 7월 26일) 때 추경을 발의했지만 모두 국회 임기(5월 30일)가 시작된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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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코로나19 조기 극복이 급하다는 이유로 48년 만에 처음으로 3차 추경을 편성했지만 정작 이를 심의할 국회는 아직 원 구성조차 하지 못했다. 13대부터 20대 국회까지 원 구성(의장단·상임위원장단 등 구성)에 걸린 평균 기간이 41.4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7월 중순 이후에야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이미 원 구성이 지연될 조짐이 엿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이 정한 개원일인 이달 5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단독으로 국회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수적 열위에 있는 미래통합당은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상임위원장 배분에 양보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과거에도 국회 원 구성 전에 추경안을 발의한 전례가 있다. 2008년 6월 20일 이명박 정부는 고유가 극복을 위한 민생안정대책을 담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8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 지 22일째 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정작 국회를 통과한 것은 약 석 달이 지난 후인 9월 18일이었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오랜 기간 줄다리기를 한 탓이다. 현재와 상황이 비슷하다. 공수만 바뀌었을 뿐이다. 당시 18대 총선에서 153석 과반(전체 299석)을 이룬 한나라당(통합당 전신)은 미국처럼 다수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통합민주당(민주당 전신)은 '가난한 야당론'을 내세우며 반발했다.

이 때문에 2008년 추경은 발의부터 통과까지 91일이 걸렸다. 2000년(107일), 2019년(99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긴 기록이다.

이번에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돼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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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국회 원 구성도 이뤄지기 전에 추경을 제출한 것은 정부가 국회에 경기 부진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민간연구원 한 관계자는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기 힘든 시점에 추경을 제출해 3차 추경에 대한 비판을 일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경 통과가 늦어지면 정부는 국회 탓으로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 국회 상황까지 고려해 추경 시점을 잡지는 않는다"며 "코로나19로 경기 대응이 시급해 서둘러 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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