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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신계 페이스' 구창모, 류현진 트리플크라운 재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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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NC 구창모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과 NC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이젠 어엿한 완성형 투수가 됐다. 180도 달라진 구창모(NC)의 상승세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2006년 류현진 이후 명맥이 끊겼던 좌투수 트리플크라운도 충분히 노려봄직하다.

구창모는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안타 6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말 2아웃에서 김응민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볼넷 하나만 내주는 무결점에 가까운 피칭을 이어갈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타선도 넉넉한 득점지원을 해주면서 구창모는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5연속경기 무패 행진이며, 지난달 20일 8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두산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승수를 쌓았다. 경기 전 0점대였던 평균자책점도 더욱 낮아졌다.

NC 입단 때부터 대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구창모는 데뷔 첫 시즌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생각보다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가장 큰 문제는 기복이었다. 좋았던 때의 모습을 꾸준하게 이어가지 못했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떠돌이 생활을 했다. 위기 상황 시 멘탈이 흔들리면서 와르르 무너지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불운도 뒤따랐다. 지난해 5월 중순부터 선발 투수로 나서며 데뷔 첫 두 자릿 수 승수(10승)를 따내는 등 커리어 하이를 찍었지만 시즌 막판 허리 피로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그 해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했다.

소속팀의 활약을 대표팀까지 이어가지 못했지만, 재활 기간을 거치면서 구창모는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부족한 부분을 테스트하고 보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기술적으로는 안방마님 양의지의 조언을 받아 그간 구사율이 높지 않았던 커브의 비중을 높였다. 던질 줄은 알지만 지난해 유독 제구가 잘 되지 않아 거의 던지지 않았는데, 스프링 캠프때부터 다시 연마해 좋았을 때의 위력을 되찾았다. 기존에 자주 던졌던 슬라이더와 포크볼에 커브까지 더해지면서 타자를 상대하는 구창모의 레퍼토리가 다양해졌고, 자연스레 경쟁력도 올라갔다. 기복의 요인으로 꼽힌 약한 멘탈도 강화했다. NC는 선수들의 멘탈 관리를 도와주는 멘탈 코치를 두고 있는데, 구창모도 큰 도움을 받았다. 그는 “멘탈 코치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마운드에서 조금 더 여유를 갖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위기 상황에서도 조급하지 않고 편안하게 던질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비시즌 구창모가 흘린 땀방울은 올시즌 초반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말 그대로 확 달라졌다. 구위와 제구 모두 업그레이드를 이루며 완성형 투수로 거듭났다. 1일 기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류현진이 데뷔 시즌 달성한 트리플크라운 재현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류현진은 당시 30경기에서 201.2이닝을 던지며 18승6패, 204탈삼진, 평균자책점 2.23으로 활약했다.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3개 부문 1위를 차지하는 트리플크라운으로 사상 첫 MVP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하는 역사를 썼다. 구창모가 류현진의 뒤를 이어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지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올시즌 대권에 도전하는 NC에도 구창모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그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팀을 보면 승리의 파랑새 역할을 한 토종 에이스가 존재했다. 2017년 통합 우승팀 KIA엔 양현종(20승)이 있었고, 2018년 통합 우승을 차지한 SK엔 김광현(11승)의 존재가 큰 버팀목이 됐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에도 17승을 따낸 이영하가 있었다. 구창모가 이들처럼 토종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한다면 NC 창단 첫 우승 목표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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