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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연중'→'개콘', KBS 장수 예능의 잇따른 휴지기 '기회 or 독'[SS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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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장수 예능의 휴지기는 기회일까 독일까.

지난해 ‘안녕하세요’를 시작으로 ‘연예가중계’ ‘해피투게더’ ‘개그콘서트’까지 오랜시간 사랑받았던 KBS 장수 예능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휴지기를 선언했다. 종영에는 선을 그었지만 언제 돌아올지 장담할 수 없을뿐더러 사실상 시청률 고전으로 인한 종영이라는 목소리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나오고 있다.

10년 가까이 월요일 밤을 지켜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는 지난해 9월 시즌1을 종료했다. 연예 정보 프로그램 ‘연예가중계’도 “프로그램을 둘러싼 제작 환경과 형식 등에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하고 종료를 결정했다”며 36년 만에 막을 내렸다. KBS 대표 토크쇼 ‘해피투게더’는 20년만에 처음으로 시즌 종료를 선언하고 지난달부터 휴지기를 갖고 있다. 지상파에서 유일했던 공개 코미디 프로 ‘개그콘서트’도 많은 잡음을 낳은 끝에 마지막 촬영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KBS 장수 예능들이 폐지가 아닌 재정비를 위한 휴지기로 여지를 남겨 놓는 이유는 그만큼 장수 예능를 폐지하는 건 방송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 예능 PD는 “장수 예능을 폐지한다는 건 그만큼 또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포맷의 신규 예능을 탄생시켜야 한다는 부담이자 기회비용을 치러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빈자리를 메운다는 건 어려운 과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이 없진 않다. 과거 출연진 논란으로 ‘1박2일’ 시즌3가 갑작스럽게 촬영을 중단하면서 그 빈자리를 메운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한때 “독이 든 성배”라고 불렸지만 현재는 일요일 예능 강자로 거듭났다. MBC ‘무한도전’ 시즌 종영에도 많은 우려가 따른게 사실이지만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다시 뭉친 ‘놀면 뭐하니?’는 다양한 시도로 ‘무한도전’ 못지않은 호평을 얻어내고 있다.

반대로 휴지기 이후 다시 돌아올 때 장수 예능들의 부담감 역시 만만치 않다. 대표적으로 최근 시즌4를 연 ‘1박2일’을 볼 수 있다. 여전히 시청률 10%의 탄탄한 고정 시청자층도 있고, 멤버들의 케미와 캐릭터도 안정화를 찾으며 볼거리를 늘려가고 있는 ‘1박2일’이지만 여전히 이전 시즌 공식에 맞춰진 게임들과 진행방식 등에 지루함을 호소하는 시청자들 역시 늘고 있다.

예능의 트렌드가 급속히 변화해가고 있기에 휴지기를 마치고 돌아올 장수 프로그램들에게도 어떠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연예가중계’가 6개월간의 휴지기를 마치고 방송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한주간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해 한때 방송사의 마스코트와도 같았던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이 설자리를 잃으며 ‘연예가중계’도 씁쓸히 퇴장하는듯 했으나 시청자와 함께한 36년의 역사를 완전히 폐지하긴 어려웠던 모양새다.

아직은 검토단계지만 ‘연예가중계’는 이전과는 완전히 탈바꿈을 준비 중이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휴지기를 갖고 있는 KBS 장수 예능 중에선 처음으로 재정비해 돌아오는 프로그램인 만큼 ‘연예가중계’를 통해 휴지기가 반등의 기회로 작용했음을 방증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치열한 예능 시장의 경쟁 속에서 롱런할 수 있었던 데는 그만한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트렌드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집 대신 과감한 변주로 장수 예능들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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