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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미국 흑인 사망

미 8개 주에 방위군 투입...국방부 '4시간 내 배치' 군 대기령 ['흑인 사망' 시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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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30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민들이 경찰에 살해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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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의 흑인 살해로 시작된 미국 전역의 항의시위가 격화되자, 미 국방부가 재차 ‘군 투입’을 경고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총격’을 비롯한 강경대응을 거론하며 사실상 폭력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군까지 투입된다면 미국의 혼란과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뒤 소요가 이어지고 있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혼란을 통제하기 위해 당국에 ‘군대의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지난 28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예비군 성격의 주방위군 500여명을 투입했으나, 연방군 투입을 요청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호프먼 대변인은 몇몇 부대에 경계령이 내려졌으며 주지사가 요청할 경우 “신중한 계획” 하에 군이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연재해 등 재난이 닥칠 경우 48시간 안에 투입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춰온 부대이며, 지금은 요청이 있을 시 4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호프먼 대변인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월즈 주지사에게 이날 두 차례 ‘펜타곤이 도울 준비가 돼 있음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존 젠슨 미네소타 주방위군 사령관은 만일의 경우 군이 배치되더라도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맹비난하며 “약탈이 시작되면 (군과 경찰의) 총격도 시작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어 미네소타주에 군 소속 무장 치안기구인 군 경찰(MP)이 배치됐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앨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소통담당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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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방화로 경찰차가 불타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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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는 미 전역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CNN은 30일 밤까지 미네소타를 비롯해 조지아, 오하이오, 콜로라도, 위스콘신, 켄터키, 유타, 텍사스 등 최소 8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에 주방위군이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시애틀, 마이애미, 밀워키 등 여러 도시에 야간통금령이 내려졌다.

언론들은 시위가 더 격해져 약탈과 파괴로 치달을 경우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브래그와 뉴욕주 포트드럼에 있는 부대 약 800명이 진압에 동원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 장관에게 미니애폴리스 소요를 진압할 ‘군사적 옵션들’에 대해 물은 뒤 이 부대들에 출동 대기령이 내려졌고, 30일 오전부터 ‘4시간 내 투입’ 대기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그 외에 콜로라도주 포트 카슨과 캔자스주 포트라일리의 부대가 ‘24시간 내 배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운드업]미 미네소타 ‘흑인 사망’ 항의 시위… 주방위군 투입

국방부에 따르면 1807년의 폭동법에 따라 약탈·방화 같은 소요에 군을 투입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시위를 진압하는 데 군이 투입된 것은 1992년 ‘로드니 킹 사건’ 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난 흑인 시위 때였다. 그러나 국내 치안유지에 ‘현역’ 군인들을 동원하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며, 폭동법은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AP는 지적했다. 군대가 투입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것만으로도 오히려 거센 시위에 기름을 붓고 인종 갈등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정은 선임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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