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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부부의 세계' 한소희 "후퇴하고 싶지 않아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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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부부의 세계 한소희 / 사진=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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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항해를 시작했다. 게다가 목표마저 명확한 한소희는 손에 방향키를 꼭 쥔 채였다. 성장을 다짐한 배우 한소희에겐 후퇴란 없다.

한소희는 지난 16일 종영한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연출 모완일)에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한소희는 극 중 이태오(박해준)의 불륜 상대이자 그와 결혼까지 하는 여다경 역으로 분했다.

'부부의 세계'는 휘몰아치는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JTBC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방송 당시 6.3%(닐슨코리아, 이하 유료가구기준)로 출발한 이후, 매회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다 최종회에서 28.4%라는 최고점을 찍었다. 이는 지상파 포함 2020년 방송된 미니시리즈 중 왕좌의 기록이다.

작품 흥행과 함께 톱스타 반열에 오른 한소희다. 그는 쏟아지는 관심과 사랑으로 많은 것이 변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드라마 촬영할 땐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최근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신다. 마스크를 썼는데도 불구하고 알아봐 주셨다"며 "전작 출연 이후 상황과 아예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부부의 세계'가 연령을 가리지 않고 인기가 좋았던 작품이라 팬 연령층도 다양했다"며 "제 예상으론 어머님 연령대 시청자들이 많이 사랑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0대 시청자들도 많이 봐 주셨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가족들도 함께 한소희의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그는 "할머니가 투석 때문에 병원을 다니시는데 간호사들이 '부부의 세계'를 많이 좋아해 주셨다고 했다. 다른 방법으로 효도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할머니는 제가 TV에만 나와도 성공했다고 생각하시는 분인데 지금 어깨에 힘이 들어가셨다. 이렇게 할머니께 행복을 줄 수 있어 배우란 직업을 잘 선택한 것 같다"는 효심을 드러냈다.

'부부의 세계'에서 큰 축을 담당했던 한소희다. 극 중 여다경은 지선우(김희애), 이태오(박해준) 부부로부터 균열을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한소희는 매회 뻔뻔한 여다경으로 완벽 변신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한소희는 여다경을 탄생시키기 위해 감독님과 수차례 회의를 하는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촬영 전부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여다경이라는 인물은 단순하지만, 본심을 숨여야 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캐릭터를 정의하기 위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특히 '여다경이 왜 이태오를 사랑하나'를 제일 크게 고민했고, 감독님과 첫화 마지막 장면까지 다경이를 어떻게 숨길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숱한 고뇌 끝에 여다경으로 변신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또 다른 장애물과 마주했다. 대선배 김희애, 박해준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에 많은 불안함을 느꼈기 때문. "선배들 커리어에 누가 될까 봐 두려웠다. 첫 촬영할 땐 등에서 땀이 날 정도"였다고 말한 그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무력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정면승부를 택한 한소희다. 그는 "이러다 '정말 못하면 창피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선배들께 피해를 드리는 걸 떠나, 선배들을 따라가지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촬영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희애, 박해준은 그런 그를 격려하며 호흡을 맞췄다. 특히 한소희는 현장 속 김희애에 대해 "지선우 그 자체"라고 정의했다. 그는 "김희애 선배님에게 제가 스텝만 맞춰서 따라가기만 해도, 집중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께 정말 감사하다. 제 리액션 최대가 50이라고 하면, 이를 70~80까지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본인의 분량도 아닌데 감정을 올려주시는 건 배우로서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선배님들의 도움에 부응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여다경의 내연남이자 남편 이태오로 분한 박해준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그는 박해준에 대해 "장난기가 정말 많으시다. 같은 경상도라 사투리를 사용하기도 하고, 절 남동생 대하듯 해 주셨다"며 "김희애 선배님과는 텐션 있게 연기했다면 박해준 선배님이랑은 자연스러운 제스처를 위해 느슨한 분위기에서 촬영했다. 그런 대비가 좋았다"고 털어놨다.

데뷔 첫 베드신을 박해준과 함께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박해준 선배도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는데 전 그것보다 더 많이 긴장했다"며 "리허설도 정말 많이 했다. 박해준이 동선이 짜여진 액션 연기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또 동선이 명확하다 보니 걱정을 하기보단 편하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또한 작품 몰입을 위해 여다경이 이태오를 사랑하는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고. 그는 "다경이는 부모님이 돈이 많아 부에 이끌려 자기가 좋아하는 것도 모른 채 사는 친구다. 욕구도, 꿈도 없던 다경이에게 예술만을 위해 맨땅에 헤딩하는 열정을 보이는 박해준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다경에게 공감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는 "공감 안 된 부분이 너무 많았다. 이태오가 도움을 무시하고 찌질하게 행동했을 때부터 그와 헤어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산시에도 돌아온 것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부모를 등지고 다경이가 떠났고, 이태오도 성공을 했는데 왜 고산을 돌아왔는지, 또 지선우에게 왜 사과를 하지 않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한소희는 여다경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마침내 배우로서의 빛을 발했다. 한소희가 '부부의 세계'로 백상예술대상 여자 신인상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것. 그러나 한소희는 이에 대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건 제가 이뤄낸 성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인상으로 지목된 건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대신 타 부문 후보에 오른 선배들을 응원했다. "김희애, 박해준 등 선배들이 다른 부문에 후보로 올라왔는데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말이 안 되는 장면"이라며 김희애 선배님이 시상식에서 대상을 꼭 받으셨으면 좋겠다. 만약 그렇게 되면 제가 호들갑을 떨며 울 것 같아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데뷔 3년 만에 제1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한소희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갈증을 호소했고, 또 다른 성장을 예고했다. 그는 "차기작 부담감이 많다. 하지만 후퇴하고 싶지 않다는 욕심도 생겼다"며 "조금이라도 현 자리에서 한 단계 올라가고 싶다. 제 연기 인생에서 조금이라도 플러스가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적 성장을 위해 가지게 된 취미도 있다. 그는 "절 성장시키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제가 그리는 그림의 주제는 모두 저다. 연기처럼 제 감정을 분출하는 환풍구 같은 역할"이라며 "그림은 한소희를 환기시켜주는 매개체"라고 했다.

'부부의 세계'보다 더 나은,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한소희다. 그는 "전작보다 '잘하네'라고 인정을 받고 싶다. 보통 작품을 통해 성장한 모습을 내비치는 건데, 그 성장을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커졌다"고 밝혔다.

"성장을 위해선 겉으로 흉내내기보다 기초 공사가 탄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욱 많은 걸 도전해 보고 싶고, 인생에 있어 배경지식을 많이 쌓을 것"이라고 다짐한 그에게선 신인답지 않은 여유로움과 단단함이 돋보였다. 흔들림 없이 방향키를 쥐고 항해를 시작한 당친 그의 행보에 관심과 응원이 모아진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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