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미 오월어머니집 사무총장, 진정한 사죄 등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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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재헌씨가 29일 오후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에서 김형미 사무총장과 대화 나누고 있다. 노씨는 상의에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주먹밥 배지'를 달았다. 2020.5.29 /뉴스1 © News1 한산 기자 |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재헌씨(54)가 29일 광주를 찾아 5·18 진상규명과 관련해 "아버님 당신께서 못하신다면 다른 분이라도 뜻을 이어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재헌씨는 이날 오후 5시쯤 광주 남구 양림동에 위치한 오월어머니집을 예고 없이 찾아 김형미 사무총장을 만났다.
재헌씨는 도착하자마자 오월어머니들의 안부를 물었다.
재헌씨는 "작년에 다시 오겠다고 했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이렇게 시간이 지나 이제야 오게 됐다"며 "40주년 5·18민주화운동이 지났다. 행사를 많이 준비했을건데, 모두 건강하시죠"라고 인사했다.
재헌씨의 왼쪽가슴에는 5·18 40주년 기념 배지가 부착돼 있었다.
오월어머니집 방문 전 찾은 옛 전남도청에서 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씨가 달아준 선물이다.
재헌씨는 주먹밥 나눔행사가 오후 3시에 진행됐다는 이야기에 "같이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약속을 못지켰다. 다음에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한 뒤 어머니들이 그린 그림으로 만든 엽서를 받으면서는 "광주와 5·18이 생각날 때마다 (엽서를) 보겠다"고 화답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사무총장은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진실규명 차원에서 5·18진상조사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하고, 진정한 사죄가 이뤄질 수 있도록 꼭 전달해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어 "5·18 관련 법이 국제법에 맞는지 법률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재헌씨는 "병석에 누우신 지 오래 됐고, 물리적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하실 수 있을지 저도 미지수"라며 "40년 민주화 과정에서 광주의 의미를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당신께서 못하신 것은 다른 분이라도 받아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할 생각이다"고 답했다.
또 "아버님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것이 역사와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라고 하셨다"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병석에 계시지만 주변 분들이라도 같이 끝까지 노력을 하실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헌씨는 오월어머니집을 찾은 이유에 대해 "어머니의 마음과 어머니의 정신이 오월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족을 잃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도 있을 것이고 광주를 품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이해하는게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님들이 직설적이지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그런게 많이 도움이 된다"고 속내를 전했다.
이날 오전 국립5·18민주묘지에 노태우 전 대통령 이름의 조화를 헌화한 것과 관련해서는 "아버님의 입장과 뜻을 어느 정도 이해한 상태에서 온 것이다. 아버님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가 대신 헌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재헌씨는 오월어머니집에서 방명록에 '오늘의 대한민국과 광주의 정신을 만들어주신 어머님들과 민주화운동 가족 모든 분들께 경의와 존경을 표합니다'고 썼다.
jun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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