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원 임기 시작 하루 전에 돌연 기자회견
'방탄 국회' 오명 피해가고
언론과 대중 주목도 떨어지는 금요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공보국은 이날 오전 9시쯤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윤 당선자 기자회견 장소와 시간을 공지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선 “고심끝에 최적의 타이밍을 선정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9일은 20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이자, 21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 하루 전이다. 잠행을 하던 윤 당선자가 돌연 이날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선언한 데에는 여러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윤 당선자 입장에선 국회 개원 전에 의혹에 대한 소명을 함으로써 국회를 방패 삼아 논란을 피해가려 한다는 이른바 ‘방탄 국회’ 비판을 비켜갈 수 있다. 오늘 기자회견 이후 추가로 의혹이 제기되더라도 국회 개원 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윤 당선자는 21대 국회가 개원(開院)하면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이 주어진다. 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 제기를 방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윤 당선자측이 ‘불리한 뉴스는 언론과 대중의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금요일 오후에 털어버리자’는 기존의 관행도 참고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불리한 뉴스를 ‘금요일 오후’에 릴리즈(release)한다는 관행이 있다. 언론에서 기사화를 하더라도 이미 ‘주말 모드’에 들어간 독자의 관심을 끌기 쉽지 않아 특정 사안의 충격파를 최소화하고 비판 여론을 차단하려는 오랜 전략으로 해석돼왔다. 국방부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발표 등이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방법을 즐겨쓰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뉴스나 정부에 불리한 경제 지표 등이 금요일 오후면 터져 나와 ‘금요일밤의 뉴스 투척’이란 이름도 붙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금요일밤의 뉴스 투척’은 선례(先例)가 많은 정치적 속임수이며 트럼프 행정부도 상당히 노골적으로 이런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중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