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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2할 초반 유격수면 어때… 마차도ㆍ오지환ㆍ이학주 ‘명품 수비’로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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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롯데 마차도(왼쪽부터)-LG 오지환-삼성 이학주. 연합뉴스ㆍ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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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는 수비만 잘하면 될까. 적어도 이들의 수비를 보면 사령탑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또 하루가 다르게 나오는 호수비 하이라이트 장면에 야구 팬들의 눈도 호강하고 있다.

롯데 딕슨 마차도(28)와 LG 오지환(30), 삼성 이학주(30)의 ‘명품 수비’ 열전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세 명 모두 타격 성적이 2할대 초반 타율로 주춤하지만 수비로 저조한 방망이를 상쇄하고 있다. 이들이 투수 뒤로 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면 투수까지 덩달아 신이 나는 시너지 효과도 낸다.

미국에서도 수비만큼은 확실히 인정 받아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은 마차도는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27일 현재 19경기에서 실책이 단 한 개도 없다. 통계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마차도의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WAA)는 0.513으로 전체 1위다. 중견수 정수빈(두산)이 0.451로 2위, 오지환은 0.320으로 3위다. 특히 마차도는 하이라이트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26~27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그는 한 차례씩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수비를 선보였다.

개막 7경기에서 타율 0.346 3홈런 12타점으로 방망이까지 폭발했던 마차도는 이후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시즌 타율 0.219까지 하락했지만 폭넓은 수비 범위와 송구 능력은 그대로 유지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마차도의 수비는 메이저리그급”이라며 “좌우 수비폭, 송구, 기본기가 좋은 선수다. 나에겐 좋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한때 ‘실책왕’이라는 오명을 썼던 오지환은 올 시즌 확 달라졌다. 오지환은 2010년대 이후 야수 중 가장 많은 181개의 실책을 범했다. 올해는 19경기에서 실책 2개가 있지만 수비로 팀이 2위를 질주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그는 6회말 정은원의 3-유간을 가르는 타구를 쫓아가서 잡아 1루에 정확한 송구를 해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오지환의 호수비에 마운드를 지킨 LG 선발 타일러 윌슨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윌슨은 “오지환이 뒤를 든든하게 지켜줘 편안하게 공을 던지고 있다”며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내야수”라고 박수를 보냈다.

유격수 출신 류중일 LG 감독 역시 “선수 시절 타격이 안 될 때마다 코치님들이 수비에만 집중하라고 했는데, 지금 오지환이 그런 상황”이라며 “수비만 집중해도 충분할 것 같다”고 힘을 실어줬다. 류 감독의 말처럼 수비가 잘 풀리자, 타격 감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오지환은 27일 한화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1할대에 머물던 타율을 0.210으로 끌어올렸다.

이학주도 수비로는 빠질 수 없다. 이번 시즌 무릎 통증 탓에 스프링캠프를 완주하지 못하고 2군에서 시작했지만 지난 12일 1군에 합류한 뒤 주전 유격수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26일 부산 롯데전에서 민병헌의 강습 타구를 처리하고, 안치홍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본능적으로 뛰어 올라 ‘슈퍼 캐치’를 했다. 타율은 0.214로 주춤하지만 허삼영 삼성 감독은 “타격 감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센터 라인(포수 유격수 2루수 중견수)은 타격보다 수비가 중요한 자리”라며 “몸 상태는 지난해 후반기보다 좋다”고 신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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