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제2의 마생' 지원 나섰다...경주마퇴역마 체계 개선안 발표

유명 경주마 터프윈이 장수목장에서 은퇴 후 삶을 보내고있다. 제공 | 한국마사회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최근 동물복지 인식이 높아지며 경주마의 복지 또한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마사회가 지난16일 경주마 복지증진을 위한 ‘경주퇴역마 관리 체계 개선계획’을 발표했다. 경주마의 관리와 처분권한은 소유자인 마주에게 있으나 한국마사회는 국내 유일의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번 개선책을 마련했다.

세계적으로 경마에 참여하는 경주마는 ‘더러브레드’ 품종으로 2세에 경주마로 데뷔해 5~6세 정도가 되면 대부분 경주로에서 은퇴한다. 통상 연간 1100여두의 경주마가 은퇴를 하는데 그중 600두 이상이 승용마로, 200두 정도는 번식용으로 활용되며 약 300두 정도는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채로 은퇴를 하게 된다. ‘더러브레드’ 품종은 빠르게 달리도록 개량되어 왔으며 태어나면서부터 경주훈련을 통해 질주본능이 극대화된다. 승용마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안전한 기승이 담보돼야 하는데 유전적인 형질과 후천적인 환경의 영향으로 승용마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순치과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경주마가 승용전환을 위한 순치교육을 받고 있다. 제공 | 한국마사회

그동안 마사회에서는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매년 해외 조련인력 2명을 운영하여 국내에 승용조련 기술을 보급했고 승용전환 매뉴얼 개발 및 보급, 경주퇴역 승용마 품평회 개최 등 각종 사업을 추진했다. 승용으로 전환한 가장 유명한 경주마는 ‘위대한 꼴찌’로 불리던 ‘차밍걸’이다. 2008년 경주마로 데뷔해 총 101번 출전해 모든경주를 패배했지만 그 도전정신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차밍걸’은 은퇴 후 승용마로 전환돼 2014년에는 승마대회까지 출전해 화제가 됐다. 물론 ‘위대한 꼴찌’답게 예선탈락이라는 웃픈 결과를 선사했다. 마사회는 ‘제2, 제3의 승용마 차밍걸’을 배출하기 위해 ‘경주퇴역마 체계 개선 계획’을 수립했다.

이번 개선 계획은 용도 및 소재지가 불분명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주퇴역마를 대상으로 승용조련시키거나 기타 용도로 전환해 ‘제2의 마생’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하면 국내 말 복지를 한 단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안전성이 인증된 승용마를 공급함으로써 승마시장의 인프라 확보 및 승마인구 확대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대한 꼴찌’로 감동을 줬던 경주 퇴역마 ‘차밍걸’이 지난 2014년 승마대회 장애물경기 데뷔전을 치르고 있다. 제공 | 한국마사회

퇴역마 승용전환에 소요되는 비용은 ‘경주퇴역마 복지기금’을 재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 기금은 경주퇴역마 복지에 대한 공동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경주마관계자(마주, 조교사, 기수)의 상금 일부와 한국마사회의 매칭 출연으로 조성된다. 현재 140여두의 용도 미정 경주퇴역마를 승용전환 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지만 기금 조성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300두 이상의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마사회는 이와 함께 경주퇴역마를 포함한 국내의 모든 말의 이력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말산업 육성 관계법령 개정 통해 말 등록을 의무화하고 농가 및 승마장에서 손쉽게 말 등록 및 각종 변경사항을 반영 및 정보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도록 말등록 이력시스템을 구축해 말의 탄생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철저하게 관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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