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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SW엿보기] 최지훈표 빛나는 쇼케이스, 그 속엔 절실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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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거침없던 최지훈(23·SK), 절실함으로 내달렸다.

‘신예’ 최지훈의 쇼케이스는 화려했다. 27일 잠실 두산전. 데뷔 첫 선발출전임에도 긴장한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자신의 강점을 맘껏 펼쳐 보이는 모습이었다. 홈런을 제외한 단타, 2루타, 3루타를 골고루 만들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경기를 중계했던 ESPN 에두아르도 페레스는 최지훈을 두고 “타격할 때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 것이 마치 스즈키 이치로 같았다. 멋진 스윙이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최지훈은 SK가 콕 집은 유망주다. 대졸임에도 높은 순번(2020년 2차 3라운드 30순위)에 지명됐다. 공·수·주에서 안정적인 기량을 보유한 선수로 김강민의 뒤를 잇는 차세대 중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해 신인 중 유일하게 완주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애리조나 2차 스프링캠프에선 MVP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누렸다. 그토록 고대하던 개막 엔트리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최지훈의 힘은 단연 절실함이다. 광주일고 시절 신인드래프트에서 낙마하고 재수 끝에 어렵게 프로에 입단한 만큼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온 몸으로 흡수하는 것은 물론이다. 일례로 앞서 이진영 타격코치는 최지훈에게 훈련 시 밴드로 몸을 묶고 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팔꿈치가 들리는 것을 교정하기 위해서였다. 체구에 맞지 않게 타격폼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최지훈은 이를 빠르게 고쳐나갔다.

끊임없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대표적인 부분이 ‘기습번트’다. 이전까지 최지훈은 기습번트를 해본 적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종운 퓨처스팀(2군) 감독은 최지훈이 가진 조건이라면 새로운 무기로 장착시킬 수 있을 거라 봤다. 이종운 감독의 조언을 들은 최지훈은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퓨처스리그에 나서는 동안 거의 매 경기 한 번씩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그리고 1군 무대에 다시 서는 날 보란듯이 상대의 허를 찌르는 기습번트를 성공시켰다.

올 시즌 SK는 유난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순위표 맨 아래에서 좀처럼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9경기에서 3승(16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승률이 0.158에 불과하다. 이미 구단 역대 20경기 최저 승률을 다시 쓴 상황. 연승은 없고 연패는 자꾸 길어진다. 처진 분위기 속에서 최지훈의 활약은 한 줄기 빛이나 다름없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고자 노력하는 최지훈의 열정에 동료들도 느끼는 바가 있었을 터. 팀 전체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잠실 김두홍 기자/ 신예 최지훈이 처져있던 SK에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사진은 최지훈이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3루타를 때려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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