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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KIA 타선 폭발 시간문제? 코치들 "야구 갈증, 극에 달한 상태"[SS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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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타이거즈 윌리엄스 감독이 22일 문학 SK전에서 득점을 내고 들어오는 최형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짝짝짝짝!”

KIA 최형우가 시원한 홈런을 쏘아 올리자 배팅 케이지 뒤에 있던 최희섭 코치가 박수를 보냈다. 최형우는 고개를 흔들며 ‘아직 완벽한 감이 아니다’며 타격 자세를 점검했다. 백네트 앞에서는 송지만 코치가 최원준 한승택 등 젊은 타자들의 훈련을 돕기 위해 티 바 위에 부지런히 볼을 올려줬다. 펑고배트를 타자 발끝에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가며 놓아준 뒤 토탈 트레이닝볼(모래 등을 채워 중량을 늘린 트레이닝용 공)로 불리는 색다른 공으로 타격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강력한 마운드의 힘으로 승패마진에서 남는 장사를 하고 있지만, 빈약한 득점권 타율 탓에 타격코치들의 속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타격코치는 따뜻한 말 한 마디와 미소, 박수 등으로 타자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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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서재응, 최희섭 코치가 22일 문학 SK전에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달라진 KIA 훈련 분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 전과 달리 선수들 스스로 각자 해야 할 훈련을 찾아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코치들은 시즌 초반 상승세 비결을 묻자 “(코치들이)아무것도 안해서”라며 웃었다.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만 잡아 두고 선수들이 자유롭게 각자의 야구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코치들은 “훈련을 위한 훈련을 하지 않으니 효율이 올라가는 느낌이다. 선수들도 훈련량이 예년에 비해 줄었다고 체감했는지 스스로 찾아서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ML) 출신인 맷 윌리엄스 감독의 철학도 녹아있다. 선수의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코칭스태프가 선수 개개인에게 역할을 주면 이를 완벽히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은 선수 자신이다. 프로의식으로 부를 수도 있지만,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KIA 훈련을 들여다보면 더디지만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백네트에서 티 바를 활용해 타격훈련을 할 때에도 기계적인 스윙을 지양한다. 바가 고정된 상태에서 펑고배트를 활용해 코스 공략법을 익힐 수 있다. 가령 양발 끝을 기준으로 우측 사선으로 내려 놓으면 몸쪽을 공략하는 스윙 궤도를 만들 수 있다. 내려놓은 배트가 배터박스 홈플레이트쪽 라인이라고 가정하면, 한 가운데 위치했던 바가 몸과 가까이 붙기 때문이다. 높낮이뿐만 아니라 좌우도 공략할 수 있으니 훈련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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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박찬호가 27일 수원 kt전에서 방망이를 헛돌린 뒤 아쉬워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코치들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을까. 전통 방식인 토스볼을 올려준다거나 백네트 뒤에서 이런저런 주문을 하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 그저 박수를 보내주고, 타자가 좋은 타구를 날렸을 때에는 “지금 감을 기억하라”거나 “팔이 아닌 뒤쪽 골반으로 타격한다는 기분을 갖는게 좋다”는 정도의 조언을 해준다. 선수들이 눈치보지 않고 훈련하고, 실전을 통해 그 성과를 검증할 수 있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모든 자가학습은 기초가 견고해지기 전까지는 동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 번 궤도에 오르면 좀처럼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된다. 자신과 코칭스태프에 대한 신뢰만 무너지지 않는다면 잔뜩 웅크린 타선 응집력 폭발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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