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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대리기사 기다리다 3미터 움직인 차량, 법원 "음주운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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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서울중앙지법 /조선닷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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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고 운전석에서 실수로 차량을 약간 이동한 것은 음주운전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사람의 의지가 관여한 ‘운전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김세현 판사는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김모(45)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김씨는 작년 1월 17일 밤 혈중알코올농도 0.179%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주차돼 있던 차를 3m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김씨는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차량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켰다. 하지만 동료들이 “대리기사가 곧 오니 운전하면 안 된다”며 김씨를 끌어내리려 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이 갑자기 3m이동해 전봇대에 부딪쳤다. 김씨는 "대리기사를 부른 뒤 실수로 기어가 작동돼 차량이 움직인 것이고 음주운전이 아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김씨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 차량이 움직인 것을 도로교통법상 ‘운전’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도로교통법상 운전이란 고의의 운전행위만을 의미하지,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나 관여 없이 자동차가 움직인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당시 김씨가 고의로 차량을 움직였다기 보다는 동료들이 운전석에 앉은 김씨를 뒷좌석으로 이동시키려다 실수로 차량이 전진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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