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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당, 윤미향 초강수… "여기서 물러서면 진보 시민운동 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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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문 자성 필요하다" 왜 역공 나섰나]

이해찬 "정의연 30년 활동이 우파들의 악용 대상 돼선 안돼"

윤미향 사태를 좌우 싸움으로 몰고가며 진보 정당성 지키기

좌파진영 동료의식과 反日전선 흔들릴 수 있단 우려도 작용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윤미향 당선자를 둘러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기금 유용 의혹 등이 불거진 데 대해 "신상 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역공(逆攻)에 나선 것은 '더 이상 밀리면 진보·좌파 진영 전체의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윤 당선자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 "정의연 활동이 우파(右派)들의 악용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모든 부문의 자성이 필요하다"고까지 했다.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윤 당선자의 범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그를 지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대표가 공세적으로 맞대응하고 나온 것은 이번 사태의 성격을 좌우 진영 싸움으로 바꾸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21대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넥타이를 풀고 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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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의 한 호텔에서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열기에 앞서 최고위원 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작심한 듯 윤 당선자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7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차 기자회견을 열어 윤 당선자 비리 의혹을 폭로한 후 첫 관련 공개 발언이었다. 민주당은 윤 당선자 논란이 불거진 후 "검찰 등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공개 발언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이날은 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정의연의 30여 년 활동이 정쟁 대상이 되고 악의적으로 폄훼되거나 우파들의 악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 전체를 향해 '윤미향 지키기' 대오에서 이탈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이 대표는 이번 사태를 정의연 운동 전체의 정당성이 걸린 문제로 보고 있다"며 "그런 만큼 윤 당선자 의혹의 사실 여부가 최종 확인된 다음에 당이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한 여권 인사는 "이 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을 할 때 당시 정부의 위안부 피해 보상안에 이견을 제기할 정도로 정의연 운동의 정통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윤 당선자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친여 성향 시민단체에서도 윤 당선자의 소명과 그에 따른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 대표 측에선 "윤 당선자 개인 비리 의혹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에도 그냥 넘어가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윤 당선자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측을 향해 "모든 부문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검찰 수사로까지 번진 윤 당선자 사태가 그의 개인 비리를 넘어 정의연 활동 전반의 부조리가 드러나는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이 대표가 미리 맞불을 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할머니의 1차 기자회견 이후 안성 쉼터 논란, 윤 당선자 남편과 관련한 논란이 추가로 불거지면서 우파 진영이 이번 사태를 진보 운동 세력 전반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의구심이 당 지도부에 퍼졌다"고 했다.

여권 핵심부와 친분이 두터운 김어준씨가 이날 라디오에서 "(이 할머니의 지난 25일 2차) 회견문을 7~8명이 협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왜곡된 정보를 준 누군가가 관여한 게 아닌가"라고 하는 등 연일 '배후설' '음모설'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 본인도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노무현재단과 민주당을 향한 '검은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고 했다.

윤 당선자에 대한 진보·좌파 진영 내 동료 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언젠가 이게(윤 당선자 문제) 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같은 당의 동지인데 부담이 안 될 수 없다"고 했다.

또 여권과 정치적 연대감을 유지해온 정의연 활동의 정당성이 훼손될 경우 현 정권의 '반일(反日) 전선'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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