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편투표로 선거조작 가능" 트윗에 '팩트체크' 경고문 연결 "트위터, 몇 년 만에 첫 조치"...트럼프 "대선 개입, 용납하지 않을 것"
26일(현지시간) 우편투표 조작 음모론을 제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6일(현지시간) 트위터는 '우편투표를 이용할 경우 선거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2건에 파란색 느낌표와 함께 '우편투표에 대한 사실을 확인해보세요'라는 경고 문구를 삽입했다.
경고 문구를 누르면 '트럼프는 우편투표가 유권자 사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는 제목의 CNN 보도 등과 함께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이라는 관련 설명이 제공된다.
이에 대해 트위터는 "트럼프가 캘리포니아 등 5개 주(州)를 지목해 우편투표가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짓 주장을 했다"면서 "하지만 팩트체커들은 우편투표가 유권자 사기와 관련이 있다는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취임 전부터 트위터를 애용해 온 트럼프는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기성 언론의 '진실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트윗을 통해 직접 자신의 발언을 전달해왔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발언뿐 아니라 사실과 다른 주장이나 음모론 의혹, 정적 등에 대한 조롱과 인신공격까지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며 논란을 일으켰지만, 트위터 측은 서비스 약관을 위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개입하지 않으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에 연결된 팩트체크 페이지. |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과 위협적 게시물에 몇 년 동안이나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압력을 받은 끝에 이날 행동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도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을 사상 처음으로 팩트체크했다"며 보도를 쏟아냈다. 이날 로이터는 "트위터가 이달 초 코로나19 관련 허위 사실 유포를 차단하기 위해 팩트체크 정책을 도입한 이후 선거 등 다른 분야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에 경고 딱지가 붙은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속 트윗을 올려 "이제 트위터가 2020년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가짜뉴스인 CNN과 아마존의 워싱턴포스트가 내놓은 팩트체크를 근거로 나를 부정확하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트위터는 언론의 자유를 완전히 억압하고 있다"며 "대통령으로서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트위터의 조치에 반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
이에 트위터 측은 성명을 통해 "해당 트윗들은 투표 절차에 관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담고 있어서 우편투표에 관한 추가적인 맥락을 제공하기 위해 라벨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트위터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음모론 주장에 고통받는 한 남성이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NYT가 공개한 편지에서 티머시 클로수티스는 아내의 죽음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내 요구는 단순하다. 제발 이 트윗들을 삭제해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트윗에서 자신의 앙숙이자 현재 MSNBC의 프로그램 '모닝 조'를 진행하는 조 스카버러 전 상원의원(공화당·플로리다주)를 공격하기 위해 지난 2001년 7월 당시 그의 인턴이었던 로리 클로수티스의 죽음을 "미해결 사건"이라고 지칭하며 '불륜을 숨기기 위한 살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28세였던 로리는 스카버러 전 의원의 플로리다주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그는 심장 문제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과정에서 머리를 책상에 부딪혀 사망했고 스카버러는 그때 워싱턴DC에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티머시의 호소에도 트위터 측은 서비스 약관을 위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애도의 뜻만 표하고 해당 트윗을 삭제하지 않았다.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지현 기자 tiipo@ajunews.com
최지현 tiipo@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