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총선 전 녹취록 공개돼, 8년 뒤 본인이 국회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조선일보DB,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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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기금 관련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가 8년 전 이용수(92) 할머니의 국회의원 출마를 만류했던 것으로 27일 나타났다. 윤 당선자는 그러고도 이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을 앞세워 국회의원에 당선했다.
‘노컷뉴스’가 이날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2012년 3월 이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당시 19대 총선 출마를 선언하자 윤 당선자는 “국회의원을 안 해도 (해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출마를 만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 할머니는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도저히 죽을 수 없다. 국회의원이 되면 일본 국왕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반드시 받아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윤 당선자와의 통화는 이 기자회견 직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자는 또 이 할머니에게 ‘총선 출마를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이 싫어한다’는 취지의 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할머니는 “다른 할머니들이 무엇에 기분 나빠 하느냐. 나는 그런 것 때미로(때문에) 할 것 안 하고(하지 않는다)”며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죽어야 한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그러면서 윤 당선자에게 “국회의원이 되면 월급은 다 좋은 일에 할 것”이라며 “(네가) 걱정되면 ‘할머니 건강이 걱정된다’고만 하면 된다”는 말로 윤 당선자를 나무랐다고 ‘노컷뉴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민주당은 비례대표를 신청했던 이 할머니에게 공천을 주지 않았다.
당시 이 할머니는 “(피해자인 내가) 국회에 진출해 직접 정부와 일본을 압박하는 것이 살아 있는 동안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이는 윤 당선자가 밝힌 ‘위안부 문제 해결’ 등 국회의원 출마 명분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당선자는 지난달 총선 전 인터뷰에서 “(출마를 하면서) 이용수 할머니께 연락드렸다. 더불어시민당 비례 후보로 나가게 됐다고 하니 ‘잘했다. 가서 우리 문제 풀어야지. 같이 하자’라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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