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들 중 라임자산운용의 펀드가 투자한 종목들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검찰이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라임의 전주(錢主)로 불리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회장을 수사하고 있지만 이와 별도로 라임펀드가 투자한 주식 종목들 중 부당거래가 있는지를 종목별로 조사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은 라임펀드의 돈이 들어간 종목 중 미공개정보 이용,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의결없이 바로 검찰에 통보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사용할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 고운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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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국은 라임펀드가 투자한 주식 종목을 조사하고 있다. 라임펀드가 펀드의 돈으로 매입한 주식의 주가 추이 등을 살펴보며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들 중 라임의 돈이 들어간 기업의 주가를 종목별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자본시장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미공개정보 이용, 주가조작 등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했다. 금감원이 살펴보고 있는 종목들은 불공정거래가 의심스러운 종목이라고 한국거래소에서 금감원에 통보하거나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봤을 때 불공정거래가 의심스러운 종목이다.
금감원은 현재 라임펀드가 투자한 코스피·코스닥 종목이 총 몇개이고 투입된 자금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라임이 KB증권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5%이상 지분을 보유한 코스닥 중소형주는 27개사, 4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공시됐다. TRS는 증권사가 주식을 매입하고 매입에 따른 이익과 손실은 계약을 맺은 라임이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에스모 머티리얼즈 하이소닉 등 라임의 돈이 들어간 것이 알려진 종목도 있지만 5% 미만의 지분을 투자해 라임펀드의 투자 여부가 알려지지 않은 곳이 대다수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항이기 때문에 몇개의 종목에 라임의 돈이 들어갔는지를 말할 수는 없다. 혐의자들과 해당 회사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기업(종목)에 대해서는 증선위 의결을 거쳐 검찰에 고발하거나 증선위원장의 판단으로 즉각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사태가 심각하고 범죄 혐의가 짙은 기업에 대해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증선위 의결을 생략하고 바로 검찰에 알리겠다는 것이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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