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직원 2명 특별 채용과 관련한 논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회원들은 이 같은 입장을 보였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KPGA 내부 문제를 밖에 이야기하는 게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와 같은 만큼 외부적으로는 말을 아끼겠다는 거였다. 그러나 얼굴과 어투에 드러나는 그 회원들의 분노는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KPGA는 지난달 초 대리 1명과 일반 직원 1명을 특별 채용으로 선발했다가 논란을 자초했다. 이들 직원 2명이 협회 특정 고위인사와 잘 아는 관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원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조직에 필요한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인재라도 채용과정이 불투명하면 뒷말이 나오게 마련이다. 더구나 KPGA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자체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퀄리파잉 토너먼트, 프로 선발전 등의 개최가 불투명해졌고 대회도 축소가 불가피해지면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전 직원의 급여를 10%씩 삭감한 상황에서 굳이 고위인사의 지인인 2명의 직원을 새로 채용해 내부 직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논란에 대해 해당 고위인사의 태도는 비난을 더욱 부추겼다. 그는 직접 해명은 회피한 채 홍보팀을 통해 새 직원들의 능력에 대한 검증 및 해명 대신 “공채로 선발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려 특별 채용을 하게 됐다”는 설명만 내놨다.
협회는 회원들을 위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단체다. 협회를 개인의 이익과 친분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회원들의 의사에 반하는 일이다.
더구나 KPGA는 한국남자골프의 전설인 최경주가 올해 1월 구자철 회장의 요청으로 수락했던 부회장직에서 최근 사퇴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는 게 외부에도 알려진 상황이다. 의혹이 쌓여가면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고 협회는 제 기능을 잃게 된다.
가장 필요한 것은 협회 회원과 골프 팬들에 대한 신뢰 회복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영상의 투명함이 선행돼야 한다. KPGA가 코로나19 위기 속 오는 7월로 뒤늦게 결정된 시즌 개막 전에 해결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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