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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같이 이겨내자" 격려에도… 불안한 등교에 긴장 못 놓는 학부모·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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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게시판에는 '등교 개학은 누굴 위한 것입니까' 제목 국민청원도

등교 개학은 시작됐지만 등교 시작 후 이틀 연속 발열 증상 등으로 귀가하는 학생들이 발생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긴장감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와 방역당국의 노력에도 학부모들은 안심하지 못해 일부는 가정학습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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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를 방문, 등교하는 3학년 학생을 응원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2일 등교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직접 찾아 “힘들어도 같이 잘 이겨내자”고 격려했다. 유 부총리는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서울 종로구 덕성여고 학생들을 맞았다. 등교를 시작한 지 셋째날인 이날, 학생과 교직원을 응원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그러나 자녀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한다. 영어교육 전문기업인 ‘윤선생’이 이날 지난 14∼18일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 5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1.6%는 등교 개학 후에도 가정학습을 진행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학부모 10명 중 7명은 여전히 학교를 보내기 불안해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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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를 방문, 발열 검사를 함께하며 등교하는 고3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원하는 가정학습 진행 방식으로는 ‘홈스쿨링, 인터넷 강의, 학습지 등 대체학습’이 42.8%로 가장 많고 ‘정부 제공 온라인 콘텐츠 활용’(26.7%), ‘자기주도 학습’(18.8%) 순으로 많았다. 예정대로 등교 개학이 진행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일주일 정도 지켜본 후 보낼 예정’(31.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고 ‘바로 등교시킬 예정’(25.5%)과 ‘가능한 한 늦게 보낼 예정’(24.8%)이라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맞벌이 가정은 37.8%가 ‘바로 등교(등원)시킬 예정’이라고 응답했지만, 외벌이 가정은 31.3%가 ‘등교 개학(개원) 일주일 정도 지켜본 후 보낼 예정’이라고 답하는 비율이 높았다. 무엇보다 학부모의 41.9%가 ‘최소 10일 이상 신규 확진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을 안전한 등교 조건이라고 생각했으며 ‘현재 수준이면 등교해도 문제없다’는 반응은 2%에 그쳤다.

지난 20일과 21일 코로나19 유증상으로 학교에서 선별진료소로 이송된 학생만 전국에 각각 127명, 262명이다. 둘째날 등교 첫날에 비해 1차 이송된 학생이 두 배 이상 늘었다. 둘째날 선별진료소에서 병원이나 자택 등 다른 장소로 2차 이송된 인원은 19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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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고등학생 1명이 등교 하루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2일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한 뒤 구급차에 올라타고 있다. 대구=뉴시스


등교 후에도 계속해서 감염 위험이 제기되자 21일에는 ‘등교 개학은 누굴 위한 것입니까’라는 제목의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자신이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보건교사라고 소개한 그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엔 팔짱끼고 마스크 벗고 껴안고 난리”라며 “한 학년 발열 체크하는 데도 학생들이 거리 두기 전혀 안 되는 상태로 기다려서 거의 모든 교사들이 나와 지도하는데도 45분 걸렸다“고 토로했다.

이 청원인은 코로나19 대응 관련 정확한 매뉴얼이 없고 학교 재량으로 판단할 부분이 너무 많다는 점도 꼬집었다. 그는 “개학 1주일 전부터 자체적으로 판단해 제출하는 자가진단 문항을 안 하는 애들은 절대 안 하고 구토, 설사, 매스꺼움 등 흔한 증상에도 체크하면 모두 등교 중지”라며 “자가진단에서 등교 중지한 학생들은 학교 나오지 말고 선별진료소 보내라 해서 선별진료소에 전화했더니 그런 소리 처음 듣는 내용이고, 와도 코로나19와 관련 없으면 검사도 안 해준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집에 있어야 할지 교육청에 물으니 ‘교육지원청에 전화하라’ 하고, 교육지원청은 ‘유증상 학생은 모두 선별진료소로 보내라’는 교육청 매뉴얼대로 하라고 해 결국 학교 재량으로 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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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고등학생 1명이 등교 하루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2일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한 뒤 나오고 있다. 대구=뉴시스


등교 첫날 고3 학생 중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전원 귀가 조처했던 인천지역 66개 고등학교는 오는 25일부터 다시 등교를 시작한다. 22일 인천시교육처은 이날 오후 3시 15분 기준 고3 확진자 2명이 다녀간 연수구 서울휘트니스 인천점과 미추홀구 비전프라자에 있는 코인노래방을 이용한 학생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며 등교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고광필 공공의료지원단 부단장은 “지금까지 검사 결과 학생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방역당국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소방청이 오후 1시 기준 유증상으로 인해 119구급대로 학교에서 선별진료소로 이송한 고3 학생은 전국에서 240명으로 집계됐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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