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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이현호 기자=첼시 시절 디디에 드로그바(42)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한 편의 영화와 같았다.
2011-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이 만났다. 첼시는 4강에서 바르셀로나를 꺾었고,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를 누르고 결승에 안착했다. 첼시는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했다.
결승전 개최지는 공교롭게도 뮌헨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였다. 첼시로서는 단판 원정 경기를 치른 셈. 그로부터 정확히 8년이 흘렀다. 드로그바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뮌헨에서 열린 결승전은 붉은 물결로 가득 차있었다"고 돌아봤다.
첼시는 결승전 3달 전에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감독을 경질하고 디 마테오 감독 대행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팀 내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드로그바는 "감독이 팀에서 쫓겨났다. 선수들은 감독 경질에 책임을 느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2월 선수단 미팅에서 주장이던 존 테리를 비롯해 프랭크 램파드, 페트르 체흐가 말을 꺼냈다. 모든 걸 바쳐서 반드시 우승하자고 다짐했다. 우리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8년 동안 기다려왔다"고 벅찼던 심정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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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그바는 "미팅이 끝나고 당시 23살이던 후안 마타(현재 맨유)에게 '내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게 도와줘'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마타는 '미쳤어? 넌 드로그바야. 네가 우릴 도와줘야지'라는 눈으로 쳐다봤다"고 회상했다.
마타를 향한 드로그바의 도움 요청은 진심이었다. "첼시에서 8년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는데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마타가 우리의 우승을 도울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우승하면 마타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게 드로그바의 설명이다.
첼시와 뮌헨의 결승전은 후반 37분에 터진 토마스 뮐러의 헤더골로 균형이 깨졌다. 드로그바는 "8분 남겨두고 골을 내줘 굉장히 실망했다. 그때 마타가 다가오더니 '드로그바, 나를 믿어. 믿어야만 해'라며 격려했다. 하지만 나는 '믿긴 뭘 믿어. 거의 다 끝났는데'라고 답했다"면서 경기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5분 뒤에 큰 일이 벌어졌다. 후반 42분 마타가 올려준 코너킥을 드로그바가 헤더 동점골로 마무리했다. 스코어를 0-1에서 1-1로 만든 것이다. 드로그바는 "뮌헨은 18번의 코너킥을 얻었다. 우리는 그제서야 첫 번째 코너킥이었다. 그 기회에서 마타가 찬 코너킥을 내가 골로 넣었다. 역사가 만들어졌다. 뭐든지 항상 믿으면 된다"고 교훈을 전했다.
1-1 스코어로 연장전에 들어선 두 팀은 추가 득점 없이 승부차기를 맞았다. 체흐의 눈부신 선방과 상대 키커의 실축, 그리고 첼시 마지막 키커 드로그바의 PK 슈팅으로 첼시가 우승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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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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