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6월초 이사회 열고 펀드 투자금 선지급 논의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신한은행이 2700억원 규모로 판매한 라임자산운용의 '라임 크레딧 인슈어드(CI) 펀드' 투자금 일부를 펀드 자금 회수 전 투자자들에게 먼저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라임 CI펀드의 만기가 속속 도래했지만 환매가 연기,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르면 다음주 이사회를 열고 CI펀드 투자금 중 일부를 먼저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신한은행은 이날 오전 정기이사회를 열었지만 CI펀드 투자금 선지급 안건은 올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CI펀드는 다른 라임운용 펀드와 달리 손실률을 확정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며 "다만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투자금을 선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다음주 늦어도 6월초 이사회를 열고 이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4~8월 판매한 CI펀드의 경우 다른 판매사가 선지급을 결정한 여타 라임 펀드와 달리 기준가 산정이 어렵다. 이 펀드의 투자금은 대략 매출채권에 70%, 부실펀드로 드러난 라임 플루토-FI D-1호·라임 플루토-TF 1호에 30%가 흘러들어갔다. 라임운용이 투자금 일부를 임의로 부실펀드에 넣어 손실이 확대됐고, 정상이라고 여겨졌던 매출채권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장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다른 판매사의 보상 수준을 넘어서는 선에서 투자금을 선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라임 펀드 판매사들은 투자자에게 펀드 평가액(보상 합의 시점 펀드 기준가)의 75%와 손실액의 30%를 미리 보상하기로 했다. 펀드 투자금으로 환산하면 5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종 투자금 선지급 비중은 이사회 논의를 거친 후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당초 라임CI펀드 투자자들에게 3~6월 네차례에 걸쳐 투자금 일부를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매출채권 회수가 어려워지자 아직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한 상태다. 다만 매출채권은 보험에 가입돼 있어 손실이 나도 정상적인 회수에는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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