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윤미향 의혹]
이해찬 "감사받겠다고 하니…" 말없던 靑도 "의혹 제기일 뿐"
일부선 "혼란스럽다"… 野 "단순 회계 실수로 몰아가려는 듯"
이용수 할머니.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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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만남은 윤 당선자 관련 의혹이 최고조에 달한 19일 저녁 이뤄졌다. 이 할머니가 윤 당선자를 겨냥해 '위안부 성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 지 12일 만이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윤 당선자가 다양한 경로로 이 할머니와 접촉하려고 상당히 애를 쓴 것으로 안다"며 "이 할머니와 오해가 잘 풀린 것으로 알았다"고 했다. 이후 민주당과 청와대에선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윤 당선자를 감쌌다. 다만 이 할머니가 '용서한 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당에선 "혼란스럽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에선 "국민 여론이 악화하고 있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도 윤 당선자에 대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가 회의에서 윤 당선자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윤 당선자와 이 할머니가 만난 이후,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지도부 비공개회의에서 일부 의원은 "회계 문제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나, 이해찬 대표는 "정의연이 외부 기관을 통해 회계 감사를 받겠다고 했고, 정부에서도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설왕설래하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했다"며 "이 대표가 그렇게 말하니 더 이상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후 브리핑에서 "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회계 감사 결과를 본 이후 윤 당선자 관련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시민단체에 회계 전문가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원래 오류가 나오기도 한다'는 말도 나왔다.
마스크 벗는 ‘안성 쉼터 중개인’ 이규민 -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당선자가 20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초선 당선자들 단체 기념 촬영을 하기 전 검은색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
윤 당선자에게 위안부 쉼터 건물을 소개해준 민주당 이규민 당선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이전까지는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을 피해 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날 "현재 여성가족부가 정의연으로부터 보조금 집행 내역을 제출받아 점검 중이고, 행정안전부도 후원금 자료를 제출받을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온 다음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당선자 관련 논란에 청와대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날 이 관계자는 "회계에 문제가 있다거나 예산 집행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은 지금 순간까지는 의혹 제기일 뿐"이라고도 했다.
여당과 청와대가 일제히 "사실관계를 보자"는 반응을 보이자, 정치권에선 "여권이 '정면 돌파' 전략을 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미래통합당 한 의원은 "회계 감사와 정부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것은 '이 할머니 설득은 가능하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단순 회계 실수'를 인정하는 단계만 남았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을 위해 여권이 적극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권 관계자는 "이번에 밀리면 정치적 타격이 너무 크다는 판단하에 온 여권이 총력을 기울이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한편 이날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윤 당선자와 관련한 의혹들을 주무 부처 장관으로 알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정의연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한 것에 대해선 "현재 절차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명 났다"면서도 "다시 살펴보겠다"고 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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