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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수능 걱정부터 앞서네요"…설레는 등교에도 맘 무거운 고3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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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교사 모두 수능 영향 미칠까 '전전긍긍'

온라인→교실수업, 학습패턴 급변화도 우려

3단계 개인소독 절차 갖춰…최고 방역 태세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수능 준비가 가장 큰 걱정이네요.”

코로나19 사태 속에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이번 학기 첫 등교가 시작됐다. 학교 현장에서는 오랜만에 학생들과 교사들이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설레임과 방역에 최선을 다한다고는 하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 수도 있는 코로나19의 학교 내 전파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하고 있다.

더욱이 학생들 사이에서는 섣부른 개학일 수 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개학 연기 기간과 연기된 수능 일정이 비례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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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고등학교 중앙현관을 통해 등교하는 학생들이 열화상 카메라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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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7시30분께 공지한 등교 시간보다 1시간도 넘게 일찍 학교에 온 의정부 광동고등학교 3학년 정현경 양은 눈앞의 코로나19에 대한 걱정과 함께 교육부의 수능일정 결정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정 양은 “개학이 2개월이 훨씬 넘게 연기됐는데 2개월 동안 온라인을 통해 공부를 할 수는 있었지만 학교에 오는 것과는 크게 다를 수 밖에 없다”며 “물론 학생들의 건강을 위한 결정이긴 하지만 교육부는 개학을 2개월 넘게 연기하면서 수능 일정은 고작 2주 연기한 것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사일정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한 최선의 결정이겠지만 수능을 앞둔 학생들은 이런 걱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어른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정 양은 물론 대다수 학생들이 학습권에 대한 걱정이 가장 앞섰다. 같은 학교 6반의 유현재 군은 “우리 학교는 작년 12월에 종업식을 해서 거의 5개월 만에 정식으로 등교하는 것이라 설레이는 마음이 크지만 온라인에서 등교수업으로 하루아침에 방식이 바뀌는 것은 학습 패턴 적응에 어려움도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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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광동고등학교 정문을 통해 5개월여 만에 등교하는 학생들.(사진=정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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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의 또 다른 고등학교의 한 국어교사는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의 학교 내 전파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을 내놨다. A교사는 “그래선 안되겠지만 코로나19가 학교 내에서 발생하게 되면 최소 2주 간 전 학생에 대한 등교중지 조치가 내려지게 되는데 수능을 앞둔 3학년 학생들에게 2주라는 시간은 큰 의미가 있다”며 “등교수업과 온라인수업은 분명히 차이가 있는데다 교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수능을 앞둔 학생들에게 큰 심리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언론은 물론 일본 방송사에서까지 취재진이 찾은 의정부고등학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최고등급의 방역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문을 시작으로 건물 중 한 곳만 개방된 중앙현관에 이어 교실 앞에서까지, 총 3단계의 소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중앙현관에 설치한 열화상카메라는 등교하는 모든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한다.

고열 등 코로나19 의심 학생이 나올 경우 학교는 미리 마련해둔 ‘의심환자대기실’로 이송해 정밀 검사와 문진을 펼친 뒤 학부모와 연락해 선별진료소로 이송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오전 9시10분에 1교시 수업을 시작하는 동시에 건물 모든 창문과 현관문을 개방해 공기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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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로 들어가는 3학년 학생.(사진=정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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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고는 약 일주일 전 강남구 일대를 찾았던 학생이 있어 해당 학생을 등교 중지시키기도 했다.

이 학교 원영식 교감은 “등교에 대비해 4차례가 넘는 전체 소독과 각종 방역도구를 구비하는 등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오랜만에 학생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설레임도 있지만 단 한명의 학생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고 졸업하는 그 날까지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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