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원장이 7살 아들 성폭행" 청원... 아동학대 혐의 검찰 송치

2월 청와대 국민청원 27만명 동의

경찰, 성폭력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판단

원장은 경찰 조사서 혐의 부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27만명이 동의한 어린이집 원장의 동성(同性) 아동 성폭행 사건에 경찰이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송치했다. 그러나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주장한 성폭력에 대해선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자신의 7살 아들이 어린이집 남자 원장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지난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서울지방경찰청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아동 성폭행 사건 수사를 종결하고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7일, 자신을 일곱살 아들의 어머니라고 소개한 A씨는 ‘아들이 6년간 다닌 서울 강북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남자 원장에게 3년간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국민청원에 올렸다. 원장 장모씨가 방범카메라 사각지대인 화장실로 아들을 데려갔다며, “아들에게 신체 접촉을 강요했다”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며 폭행했다” 등의 주장을 했다. A씨는 “자살하고 싶다. 자포자기 상태”라고 썼다.

경찰은 해당 청원에 27만1000여명이 동의하면서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에 따르면 원장 장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장씨는 오히려 “청원인인 A씨는 아동학대 전과가 있다”며 “아동학대로 신고도 당한 적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A씨가 청원글을 올린 지 사흘 뒤인 2월 10일, ‘허위사실을 청원한 학부모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며 맞대응한 바 있다. “청원인이 등원할 때 자신의 아이를 윽박지르고, 다른 아이를 쫓아다니며 윽박질렀던 방범카메라 영상이 있다”며 “무고 및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하려 한다”고 했다.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어린이집 원장은 '해당 청원은 허위사실'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경찰은 장씨에게 적용된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올린 청원글 중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있다”며 “관계자 진술과 사실 관계 조사 결과 성폭력 혐의는 없는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구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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