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로힝야족 난민캠프서 확진자 2명 발견
WHO '조사팀 파견'…1900명 의심자 격리 중
△4월 9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지역에 있는 로힝야 난민캠프의 상점가. [사진=AFP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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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방글라데시에 있는 로힝야족 난민캠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로힝야족 난민캠프는 100만명이 모여살고 있는 세계 최대 난민 캠프다. 인구 밀집도가 높고 위생과 의료 환경이 취약한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집단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지역 보건관계자는 14일(현지시간) 두 명의 확진자가 나와서 격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는 2명 모두 로힝야족 난민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세계보건기구(WHO)는 한 명은 로힝야족 난민이나 다른 한 명은 난민 캠프 근처에 사는 현지 남성이라고 정정했다. 현지 남성은 로힝야족 난민캠프와는 접촉이 없었다.
WHO는 감염경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팀을 파견했다.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얀마 군부의 박해를 피해 이웃국가인 방글라데시로 도망쳐나온 로힝야족 난민들이 모여사는 이 곳은 천과 대나무를 엮어 만든 임시 건축물이 밀집해있고 좁은 골목에는 하수가 넘쳐흐르는 등 환경이 열악하다.
비영리기구인 국제구호위원회(IRC)는 캠프 내에서는 1㎢당 4만~7만명이 몰려산다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집단감염을 일으킨 크루즈선)의 인구 밀도보다 최소한 1.6배 높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보건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난민 캠프에서 바이러스가 창궐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방글라데시 보건 담당자인 샤밈 자한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 난민 캠프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으니 수천명이 숨질 수 있다는 매우 현실적인 전망을 마주하게 됐다”며 “이 팬데믹은 방글라데시를 수십년 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지난달 초 난민 100만명을 포함해 총 340만명이 거주하는 콕스 바자르 지역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자 이 지역 일대를 전면 봉쇄하고 모든 차량의 캠프 통행을 제한했다. 아울러 캠프 내 구호단체 직원 수도 80% 줄이도록 하는 등 바이러스 차단 조처를 했지만 결국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
샘 브라운백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난민 캠프가 믿지 못할 정도로 혼잡하다”며 “불행히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매우 빠르게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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