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착취물 혐의 '미희' 구속면해 … n번방과 다르다고?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성 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n번방' 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했던 '주홍글씨' 운영자 송모씨가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텔래그램 단톡방 중 '주홍글씨'와 '완장방'을 운영하며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미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제작 및 배포) 등 혐의를 받는 송모씨(25)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14일 밝혔다.

원 부장판사는 "송씨가 텔래그램 채널 주홍글씨에 음란물을 게시하고 남성대상 음란물을 피해자로부터 전달받아 게시하게 된 경위에 비춰 보면 이 사건은 n번방과 박사방에서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범행과는 다르다"며 "텔레그램 채널 완장방, 주홍글씨의 개설자가 아닌 관리자로서 송씨가 관여한 정도를 고려해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송씨가 수사과정과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출석했고 송씨의 주거지가 일정한 점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송씨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송씨는 텔래그램 내 단톡방인 주홍글씨와 완장방의 운영진 중 한명으로서 성착취물 수백여개를 제작·유포하고 조주빈이 제작한 아동 성착취물 등 120여개를 소지한 혐의다.

경찰은 송씨를 조주빈의 공범으로 보고 수사를 시작했으나 수사 진행 과정에서 조주빈과는 별개의 불법 촬영물 공유 텔레그램방의 운영진인 것을 확인했다.

주홍글씨 대화방은 성착취 가해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며 이들을 심판한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범죄와 관련 없는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거나 피해자 정보를 노출해 2차 피해를 야기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성착취물 공유 대화방인 'n번방'의 최초 개설자 '갓갓' 문형욱(25)을 지난 9일 긴급 체포하는 등 텔레그램 성착취물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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