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징역 산 대통령 예우는 법 위반 소지"
1~2달 여론 조사 등 관련 절차 거쳐 추진
대통령 옛 별장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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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이 철거된다.
14일 충북도는 이시종 지사와 광복회, 여성단체 등 각계 13개 단체가 모여 청남대 내에 설치된 이들 대통령 동상 철거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각계는 청남대에 설치된 두 대통령 동상을 철거하는 것이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도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경호·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혜택은 박탈되는데, 이들이 여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또 이들의 이름을 딴 대통령 길도 폐지하고, 유품과 사진 등 역사 기록화도 전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통령 옛 별장인 청남대에 설치된 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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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는 시민사회단체 요구대로 오는 18일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에는 철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철거하기로 결론은 내렸지만, 도민 여론 조사 등 공감대 형성과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1∼2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3일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는 도청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남대에 군사 반란자인 두 사람의 동상과 길을 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설치된 이들의 동상을 철거하고, 이름이 붙은 대통령 길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도내 17개 단체로 구성된 위원회는 이들은 “1980년 5월 전두환·노태우 신군부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광주시민에게 탱크와 헬리콥터, 총칼로 살육한 군사 반란자, 학살자”라며 “전두환은 아직도 국민을 폭도로 몰아 죽인 발포명령 책임에 대해 발뺌하고 시민 희생을 모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오후 충북 지역 시민단체들이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세워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신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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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는 1983년 12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세운 대통령 전용별장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3년 충북도에 소유권을 넘기면서 민간에 본격 개방됐다.
충북도는 이곳을 테마관광지로 조성하고 역대 대통령 동상, 유품, 사진, 역사기록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2015년에는 이승만∼이명박 전 대통령 등 10명의 동상을 설치해 역대 대통령을 소개하고 있다. 또 청남대를 처음 이용한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6명의 전직 대통령 이름을 딴 트레킹 길도 조성했다.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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