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막 KLPGA 챔피언십 미디어데이
박성현 “혼자 식사하기 낮설었죠”
최혜진 “여건 어려운데 개막 감사”
김세영 “코로나 때문에 美캐디 못와”
“코로나 의료진 고맙습니다”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막을 올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인 제42회 KLPGA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주요 선수들이 13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상금(총 30억 원)이 걸린 이 대회는 14일부터 나흘간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다. 왼쪽부터 이정은, 장하나, 최혜진, 박성현, 김세영, 조아연. KLPG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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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캐디와 대화를 하면서 식사를 하는데 오늘은 식당에서 앞만 보고 혼자 식사를 했어요. 앞으로 여러 가지 새로운 게 많을 것 같습니다.”
‘남달라’ 박성현(27)은 낯선 경험 한 가지를 소개했다. 14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을 하루 앞둔 13일 대회 장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했을 때였다. 박성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지를 위한 대회 주최 측의 지침에 따라 식사 때마다 1인 식탁을 사용해야 했다. 평소 클럽하우스 실내 공간에서 열리던 취재진과의 일문일답도 이날은 골프장 미니 광장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골프 투어가 올스톱된 가운데 이 대회는 정규 투어로는 세계에서 처음 재개되는 무대다. 미국 AP, 프랑스 AFP 등 외국 매체만 11곳이 취재 신청을 했을 정도로 전 세계 골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성현은 “한국에서 선도적으로 대회가 열린다는 게 기쁘고 자부심도 크다”고 말했다.
식사도 거리두기 지난해 신인왕 조아연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련된 1인 식탁에 앉아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KLPG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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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방역에도 각별히 공을 들였다. 일반 내장객과의 동선 분리를 위해 선수들은 클럽하우스가 아닌 별도 연습장 ‘어반레인지’를 활용한다. 어반레인지는 하루 4회 이상 살균 방역을 한다. 대회 중 침 뱉기는 금지되고 맨손 하이파이브나 악수 등도 자제하게 했다. 이날 행사도 10분 전 살균 방역을 했다. 이번 대회는 무관중으로 열린다.
무엇보다 선수들은 필드가 반갑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 디펜딩 챔피언 최혜진(21·롯데)은 “의도치 않게 긴 공백기가 생기면서 훈련도 체력운동도 많이 했지만 대회가 열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다. 쉽지 않은 상황에도 대회가 열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혜진과 1라운드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치는 박성현도 “지난해 11월 이후 이번 대회가 첫 경기”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미국에선 집에만 있었고 국내로 돌아와서도 자가 격리를 하면서 굉장히 답답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시작되기 전에 퍼트나 숏 게임 등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성현과 김세영(27·미래에셋)은 외국인 캐디와 함께할 수 없어 새로운 캐디와 손발을 맞춰야 한다. 김세영은 “캐디(미국 출신 폴 푸스코)와 6년째 함께하는데 참가 의사를 물었더니 자가 격리 때문에 아무래도 어렵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박성현은 친한 동생에게, 김세영은 동료 골퍼 이정민이 소개한 캐디에게 가방을 맡긴다.
한편 역대 최대 규모의 상금(총 30억 원)이 걸린 이번 대회에는 KLPGA투어 최초로 MDF(Made Cut, Did not Finish) 방식이 적용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일부 대회에서도 적용하는 MDF는 선수 전원이 컷을 통과하지만 모든 선수가 최종라운드까지 뛰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출전 선수 모두에게 상금이 돌아가게 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로 투어가 중단되면서 주된 수입원이 없어진 선수들을 위해서다. 이에 최하위인 150위도 약 624만 원을 받게 된다.
총상금 대비 우승상금의 비율은 종전 20%에서 7.3%(2억2000만 원)로 줄었지만 선수들은 모두 나눔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신인왕인 조아연(20·볼빅)이 바뀐 방식에 대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표현해 장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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