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쉼" 43만명 늘어 최대 증가폭
청년 실업, 임시·일용직 피해 심각
일시휴직자 늘어 고용시장 먹구름
내일엔 내 일이 있을까4월 고용지표가 1999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4월 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47만6000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13일 서울 마포대로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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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고용충격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소비 급감, 취업자 감소, 기업투자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구직활동이 끊겨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했으며 청년과 여성, 일용직 등 고용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실업상태로 들어섰다. 전문가들은 정부 고용대책의 외연을 넓히고 집행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인·구직활동 '꽁꽁'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고용동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경제활동인구 급감이다. 전년동월 대비 55만명 감소했다. 관련 통계 작성(2000년 6월) 이후 최대 감소다. 비경제활동인구도 83만1000명 늘었다. 취업자든 실업자든 경제활동을 해야 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다. 기업들이 신규채용 등을 연기하면서 고용시장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일시적으로 취업자가 감소하거나 실업자가 급증하는 것과는 궤가 다른 고용시장의 위기 신호다.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도 '그냥 쉬었다'는 사람은 지난달 240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동월 대비 43만7000명 증가한 수준으로 이 역시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실업자는 1년 전에 비해 7만3000명 줄고 실업률도 0.2%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이들 대다수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옮겨져 긍정적으로 해석할 순 없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인해 구직활동이 예년보다 둔화되고 있다"며 "기업에서 채용이나 면접 연기 부분들도 있고, 휴업 감원 등으로 구직활동이 곤란했던 부분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청년·아르바이트 취약계층 피해
청년과 아르바이트와 같은 임시직 등 고용 취약계층은 고용충격을 더 크게 받았다. 15~29세 취업자는 지난달 24만5000명 줄어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6.6%로 관련 지표를 작성한 2015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고용률은 공공일자리의 수혜를 받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지만 청년층에서 감소폭이 제일 컸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고용시장에서 피해가 심했다. 남성 고용률은 1.3%포인트 하락한 69.3%, 여성 고용률은 1.6%포인트 하락한 49.8%를 기록했다
고용 경계선에 있는 임시·일용직의 피해도 두드러졌다. 임시직 근로자는 58만7000명 줄어 1990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일용근로자 역시 19만5000명 감소하며 지난 2016년 5월 이래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이 21만2000명(-9.2%), 교육서비스업 13만명(-6.9%) 급감했다. 이들 모두 산업분류 개편이 있었던 2014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고용시장의 미래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시휴직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무급휴직 등으로 일을 쉬는 일시휴직자는 지난달 148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3만명 급증했다. 기업 경영난이 더욱 심해지면 언제든 실업자로 전락할 수 있는 경계선에 서있는 사람들이다.
정부는 고용충격이 경제위기급으로 다가오자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14일 열리는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중심으로 일자리 55만개를 만들어 고용대란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고용정책의 빠른 집행을 요구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청년과 임시직 등 취약계층에서 고용타격이 더 직접적으로 왔다"며 "수많은 일시휴직자들은 향후 실업자로 대거 양산될 수 있다. 정부의 긴급지원 정책이 신속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는 '전 국민 고용보험' 제도의 지원 범위를 장기적으로 늘려가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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