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죄 이어 '역사 바로세우기' 나선 청년들
"당내 각종 세월호 막말도 사죄 필요"
지난해 4월 16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에 참석한 여야 지도부가 희생자들에 대해 묵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당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유일하게 불참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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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청년 비상대책위원회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 그간 당내 인사들의 각종 망언, 막말 등에 대해 사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청년 비대위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우리 당이 그간 세월호 유가족들에 지속적으로 상처를 준 점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통합당 청년들이 5·18 광주(光州) 민주화 운동에 이어 세월호 사죄까지 추진하는 등 ‘역사 바로 세우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합당 청년들은 그간 ‘세월호 ○○○’ ‘세월호는 교통사고에 불과하다’ 등 세월호 참사에 대한 당내 인식이 5·18을 바라보는 시각과 다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황교안 전 대표는 지난해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주관한 5주기 추모식에 불참했다. 당시 황 전 대표를 제외한 여야 대표들이 모두 추모식에 참석했었다.
통합당 관계자는 “현 2030세대의 상식과 감수성이 세월호 참사 이후 엄청나게 바뀐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데 통합당은 6070 영남 산업화 세대의 시각으로만 이 참사를 재단하며 유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모욕에 둔감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세월호 유가족 방문, 당내 인사들의 망언·막말에 대한 사죄 등도 검토 중이다.
지난달 총선에서 통합당 공천을 받고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전 후보는 “세월호 자원 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며 집단 성관계를 의미하는 ‘○○○’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통합당은 그런데도 지지층 반발을 고려해 차 전 후보를 ‘탈당 권유’ 조치하는 데 그쳤다. 중도층이 대거 이탈하자 뒤늦게 지도부 직권으로 제명 처분을 내렸지만 차 전 후보는 법원 가처분으로 후보 지위를 유지한 채 선거를 완주했다.
차 전 후보의 세월호 망언은 통합당 선거의 결정적 패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내 막말 때문에 (통합당이) 총선 졌다고 말하면 명예훼손”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차명진 막말 → 총선 참패’ 주장이 신경쓰인다. 제 명예가 달렸기 때문”이라며 “좌빨들이 떠드는 건 무시하겠는데 글쎄 통합당 주변에서 그 소리가 더 나온다”고 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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