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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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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에…갈 곳 잃은 통합당 보좌진 6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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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여명 보좌진 채용시장 내몰려 / 직급 낮추거나 민주당 의원실 노크

미래통합당 의원실 보좌진이 4·15 총선 참패로 인한 구직난으로 암울한 분위기다.

11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이날부터 각 의원실별 보좌진 등록이 시작됐다. 국회의원 1명당 둘 수 있는 보좌진은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8·9급 비서 각 1명 등 총 8명이다.

통합당 현역 의원 중 이번 총선에 불출마했거나 낙선한 의원은 77명에 달한다. 이들의 의정활동을 도운 600여명의 보좌진이 채용시장에 내몰린 것이다. 그러나 총선 참패로 의원 수가 84명으로 줄어든 통합당 입장에서는 이들을 수용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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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의원실의 직원들이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료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연차가 높은 보좌관들은 미래한국당 당선인들의 보좌진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미래한국당 당선인 19명 중 18명은 초선이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일수록 연륜이 풍부한 보좌관들을 중심으로 의원실을 꾸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구직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직급을 한 단계 낮춰 이력서를 제출하기도 하고 아예 반대편 진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노크하기도 한다. 최근 4급 보좌관 1명을 뽑는 민주당 의원실 채용 공고에 지원한 42명 중에는 통합당 보좌진도 10명 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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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이후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 정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11일 한 의원실 관계자가 서적 등을 정리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그러나 민주당은 다른 정당 출신 보좌진을 채용할 때 검증을 철저히 하라는 공지를 내는 등 ‘진입 장벽’을 친 상태다. 민주당은 총선 승리 이후인 지난달 24일 윤호중 사무총장 명의로 각 의원실에 ‘제21대 국회 보좌진 구성 안내’ 공문을 보내 ‘타당 출신 보좌진 임용 시 정밀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害黨) 행위 전력과 관련해 ‘이번 총선에서 민생당 일부 보좌진은 우리 당 후보 비방 및 네거티브로 해당 행위에 준하는 행위를 했다’, ‘통합당 보좌진의 경우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회에서 우리 당 보좌진과 물리적 충돌이 있었음을 양지하라’고 주문했다. 사실상 야당 출신 보좌진 채용을 금지한 셈이다.

통합당 측 일부 보좌진은 대기업 대관(對官) 분야로 ‘전직’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거여(巨與) 상황에서 통합당 보좌진 수요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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