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이 싱.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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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이 싱(57·피지)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 골퍼다. PGA 투어에서만 PGA 챔피언십 2차례, 2000년 마스터스 등 3차례 메이저 우승을 포함해서 통산 34승을 거뒀고, 통산 상금만 7121만6128달러(약 870억원)를 거머쥐어 PGA 투어 역대 4위에 올라있다. 50세 이후엔 시니어 선수들이 참가하는 PGA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4승을 거두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해왔다.
그랬던 싱이 PGA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 대회에 나선다는 소식이 나왔다. 미국 골프채널이 8일 "싱이 다음달 11일 개막할 PGA 콘페리 투어 콘페리 챌린지 대회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싱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챔피언스 투어에 나서지 못하는 등 실전에 나갈 대회를 찾다가 출전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PGA 투어 진입을 기대하는 골퍼들이 출전하는 콘페리 투어에 싱이 출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골프계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분위기다.
콘페리 투어에서 활약중인 브래디 슈넬은 SNS에 싱을 '2부 투어 대회에 출전한다면 정말 쓰레기'라고까지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2018년 2부 투어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해 잠시 PGA 투어에 승격했던 경력이 있는 슈넬은 "당신의 면전에서도 이야기할 것"이라면서 "불문율이 있다. 싱의 행동은 젊은 선수들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PGA 투어에서 많은 성과를 냈던 싱이 단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2부 투어 대회까지 뛰는 건 잘못됐다는 의미였다. 미국 야후스포츠에서도 '싱이 콘페리 투어에 나서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아니다'라는 응답이 73%에 달해 '그렇다'는 긍정적인 응답(27%)에 비해 크게 높았다.
슈넬이 지핀 논쟁은 '베테랑 골퍼' 필 미켈슨의 반박으로 이어졌다. 미켈슨은 "내가 싱과 가깝지 않다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싱은 그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대회에 출전할 권리가 있다"면서 자신의 SNS에 싱의 선택을 옹호하는 발언을 남겼다. 미국 골프 다이제스트도 "싱이 콘페리 투어 대회에 나선 게 잘못된 건가?"라는 기자들 간의 토론 기사를 통해 관련 사안을 면밀히 다뤘고, 인터넷 상에서도 싱의 콘페리 투어 대회 출전이 '이기적'이라는 반응과 '개인스포츠인 골프에선 당연한 것'이라는 골프팬들 간의 반응이 맞서 있다. 1달여 남은 대회까지 논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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