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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MLB 메이저리그

나성범 ‘쾅’ 강백호 ‘쾅’ MLB에 눈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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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행 노리는 KBO리그 강타자

나, 부상서 돌아와 홈런포 가동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한 상태

강, 21세 젊은 파워히터로 주목

KBO리그가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한 ‘쇼케이스’ 무대가 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채널 ESPN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가 매일 한 경기씩 중계되면서 MLB 구단 관계자와 팬의 시선을 모으기 때문이다. 특히 MLB 진출을 꿈꾸는 선수에게 2020년 5월은 절호의 기회다. 쇼케이스는 나성범(31·NC 다이노스)과 강백호(21·KT 위즈)의 홈런포로 뜨겁게 시작됐다.

중앙일보

NC 나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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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은 5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개막전에 3번 지명타자로 나와, 4회 결승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삼성 왼손 선발투수 백정현의 공을 힘껏 잡아당겼고, 공은 총알처럼 날아갔다. 나성범은 2013년 1군에 데뷔해 6년 동안 141홈런을 때린 장타자다. 파워는 좋은데 삼진이 많은 게 약점이었다. 그러다 보니 초구부터 적극성을 보였다. 올 시즌 첫 홈런도 초구를 공략해 만들었다. 나성범의 진가는 다른 타석에서도 보였다. 1회 첫 안타는 8구 접전 끝에 밀어쳐 만들었다. 6회에도 밀어치는 타격(5구, 좌익수 플라이)을 했고, 8회에는 볼넷(6구)을 골랐다. 적극성과 침착성을 모두 보여줬다.

지난 1년은 나성범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지난해 5월 3일 창원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주루 중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과 연골판 부분 파열로 수술과 재활을 거듭했다. 계획대로라면 나성범은 지금 미국에 있어야 했다. MLB 진출을 위해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계약했다. 그런데 부상으로 인해 모든 계획을 미룬 상태다. 지난해 23경기밖에 뛰지 못해 해외 진출 자격을 얻지 못했다.

부상 부위가 십자인대라는 점도 큰 악재다. 십자인대는 수술과 재활을 해도 100% 예전 상태가 되기 어렵다. 부상이 너무 끔찍해서 선수에게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가 많다. 무릎을 쓸 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나성범은 “재활훈련 동안 야구장에서 나는 소리가 정말 싫었다. 관중 응원 소리도, 선수 기합 소리도…. (그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크게 틀었다”고 회상했다. 얼마나 뛰고 싶었고, 뛸 수 없는 상황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짐작할 수 있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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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가 주목하는 두 강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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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 전까지 나성범은 “개막 엔트리에 들기만 해도 좋겠다. (당장) 예전처럼 잘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NC의 간판타자로 활약한 나성범으로서는 소박한 소망이었다. 그러나 복귀하자마자 홈런을 때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마침 정규시즌 개막일이 그가 수술대에 오른 지 꼭 1년 된 날이었다. 그는 “(수술을 받을 때)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팬에게 약속했다. 그걸 지키기 위해 집중했다. 나도, 팬들도 기다린 첫 경기에서 홈런을 날려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에 생중계됐다. 나성범이 타석에 들어서자 ESPN 해설자는 “나성범은 보라스와 계약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기막힌 타이밍에 비거리 125m짜리 홈런을 날렸다. 나성범은 “(미국 중계는) 신경 쓰지 않았다. 평소대로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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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강백호의 대포도 인상적이었다.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전에서 6회 댄 스트레일리의 빠른 공을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약간 높은 공을 검으로 베어내듯 강타했다. 강백호 특유의 파워와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 장쾌한 스윙이었다. 강백호는 2018년 데뷔해 홈런 29개, 타율 0.290을 기록한 ‘괴물’ 타자다. 지난해 홈런(13개)은 조금 줄었지만, 타율(0.336·5위)은 급상승했다.

미국 야구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5일 KBO리그에서 MLB 진출 가능성이 있는 선수 10명을 소개했다. 이 기사에서 김하성·이정후(이상 키움 히어로즈) 다음으로 소개된 선수가 강백호였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강백호는 빛나는 잠재력을 가졌다. 아직 20살(미국 나이)이어서 얼마나 더 성장할지 모른다. (MLB에서) 평균 이상의 타자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2년간 강백호는 외야수로 뛰었다. 그러나 올해는 1루에 새로 자리 잡았다. 강백호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강철 KT 감독의 결정이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강백호는 고교 시절 시속 90마일(145㎞) 이상의 공을 던졌다. 투타를 모두 할 수 있으나 KT는 그를 타자로만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김식·박소영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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