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픈 커리가 다닌 데이비드슨대 입학한 이현중
코로나로 예기치 못한 귀국
NBA 식단 먹으며 한달만에 5kg 쪄
/데이비드슨대 홈페이지 캡처 이현중이 3점 슛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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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미국 대학농구리그에 진출한 농구 유망주 이현중(20·201㎝)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리그가 조기 중단되면서 한국에 돌아왔다. 침대에 누워 편히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 그의 머릿속은 온통 농구로 가득 차 있었다. 이현중은 “경기 때마다 태극기를 든 한국 팬들이 찾아와 응원해줬다. 동료들이 ‘너 한국에서 싸이만큼 유명한거야?’라고 놀려 부끄러웠지만, 동시에 책임감도 생겨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현중은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무대를 밟은 네 번째 한국 선수다. 지난해 9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수퍼 스타 스테픈 커리(32)의 모교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데이비슨대에 입학했다.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유망주들이 득실대는 미국 대학농구에서 첫 시즌은 어땠을까. 그는 총 28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0.9분 출전해 8.4득점 3.1리바운드를 올렸다. 팀 내 득점 5위였다. 3점슛이 주 무기인 장신 슈팅가드인 그는 높은 3점 슛 성공률(37.7%·전체 106개 시도 중 40개 성공)을 기록했다. NCAA 남자농구 디비전 1에 속한 애틀랜틱 10 콘퍼런스의 2019-2020 시즌 올-루키 팀(신인 베스트 5)에 뽑히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데이비슨대는 정규 시즌을 16승14패로 마쳤다. 코로나로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NCAA 토너먼트에 도전조차 하지 못했다.
/데이비슨대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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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AA에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본인은 첫 시즌 성과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현중은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라고 했다. “3점슛 아니면 레이업 슛에만 치중하면서 상대방에게 공격 패턴을 읽혔다”며 “또 체력이 부족해 점프슛도 잘 못했고 몸싸움에서도 조금 밀렸다”고 자신을 냉정히 평가했다. 이현중은 “미국 선수들을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지지 않으려고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자존심이 세기 때문에 자기 앞에서 득점하는 꼴을 못 본다”며 “한국에선 ‘내가 최고다’라고 자만했는데, 미국을 와보니 나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이 정말 많아 놀랐다”고 했다.
절치부심한 이현중은 귀국 후 시차 적응 차원에서 이틀만 쉬고 다시 농구공을 잡았다. 미국 대학농구 리그 기간 때보다 강도를 높여 맹훈련 중이다. 매일 오전 7시에 기상해 마스크를 쓴 채 웨이트 훈련을 하고, 오후엔 온라인으로 학교 수업을 듣는다. 저녁엔 모교인 삼일상고에서 슈팅 연습을 하고 있다. 또 종종 국내프로농구 선수들과 연습 경기도 하고 있다. 같은 삼일상고 출신인 원주 DB의 김민구 선배 주선으로 28일엔 DB 두경민, 김종규 선배에게 한 수 배웠다. 29일엔 SK 최준용 등과 함께 연습했다. 이현중은 “두경민 선배가 ‘될 때까지 도전해봐. 응원할게’라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어머니 성정아씨 제공 이현중(오른쪽)이 최근 삼일상고에서 원주DB 두경민(왼쪽)과 연습을 한 뒤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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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몸싸움에 밀리지 않기 위해 탄탄하게 살 찌우는 일에도 전념하고 있다. 이현중은 “NBA 선수들 식단을 참고해서 평소에 먹지 않았던 연어 스테이크, 아보카도 등을 먹고 있다”며 “어머니가 하루 네끼 꼬박 챙겨주시는 덕분에 온전히 농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귀국 후 한 달 만에 5㎏을 늘려 현재 93㎏이다.
NCAA에서 살아남는다면 다음 목표는 역시 NBA(미 프로농구) 무대를 밟는 것이다. 그는 “NBA 무대에 꼭 서고 싶다”며 “내가 은퇴하기 전까지는 ‘한국 농구가 미국을 이기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실력도 부족하면서 건방지다’라고 손가락질하는 팬들도 있을지 몰라요. 그런데 말만 그럴듯하게 할 생각은 없어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연습, 또 연습뿐입니다.”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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