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쏟아진 세미나…강원택 서울대 교수 "호남에 손 내밀라"
"친박 폐족선언하고 '보수 참회록' 써야""망해도 당권 다툼 우습다"
보수 야권의 완패로 끝난 21대 총선이 치러진 지 3주 만인 6일 무소속 윤상현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15 총선 평가와 야권의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뱉은 첫 마디였다.
4.15 총선 평가와 야권 과제 세미나 주최한 무소속 윤상현 의원 |
강 교수는 발제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같은 광풍 없이 매우 조용하게 치러진 선거에서 '역대급 패배'를 했다는 것은 시대적 변화에 따르지 않으면 이제 보수가 정치 세력으로서 배제될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부산·경남(PK)지역 득표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비교하며 "한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후보조차 낼 수 없다면 잘못된 정당 아닌가. 호남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기본적 생각은 '북한 붕괴론'이었다. 실용적이고 유연한 정책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강 교수는 "'자유'를 중요시하는 보수 세력이 왜 인권 자유화 같은 중요한 가치를 진보진영의 전유물인 것처럼 넘겨줘야 하는가"라며 "약자의 아픔이나 고통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취약했다. 원래 자유주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진보의 가치를 배격하는 게 아니라 포용해야 전체 유권자의 40%를 차지하는 중도를 다시 불러올 길이 열린다"며 "보수가 가야 할 제3의 길은 진보 우파"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친박이 폐족 선언하지 못한 게 가장 결정적이고 변화된 것이 없다는 것"이라며 "보수가 처한 핵심사항을 반영해 '보수 참회록'을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폐족들이 망하면서 지금 상황에서 당권 등을 두고 싸우고 있는 것이 굉장히 우습다"며 "5·18 민주화운동, 세월호, 탄핵 부정, 선거 개표 부정 등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안을 상대에 상처를 줄 수 있게 끄집어내는 극소수 유튜버에 의해 좌지우지되면 안 된다"고 했다.
4.15 총선 평가와 야권 과제 세미나 주최한 무소속 윤상현 의원 |
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 당선된 윤 의원은 "통합당 의원들은 '뺄셈의 정치'를 하고 있다. 친박·비박으로 나뉘어 타깃 삼은 정치적 희생양을 쳐냈다. 공천이 과학적이지 못했다"며 통합당의 총선 패배가 예견됐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영남권 의원과 수도권 의원이 만나면 벽이다. 아무 대화가 안 됐다"며 "이번 선거 결과로 지지 확장을 위한 방향성을 잡은 게 수확이다. 수도권, 중도, 호남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랑 계속 소통하면서 중도와 실용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도 했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지역구로 둔 통합당 조해진 당선인도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5천만 국민을 품고 일하는 정당이 돼야 하는데 지역, 계층, 세대로 일정 부분 마음속에서 배제하거나 배척하는 정서가 (당내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당선인은 " 5천만 국민 전체를 끌어안는 통합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어려운 빈민과 서민계층을 실천적으로 돌보는 당으로 정책 노선을 조정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a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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