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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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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붐 이끈 '페이커'…그를 전설로 만든 '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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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코로나19로 멈춘 스포츠 대체…고정 팬덤이 키운 e스포츠 위상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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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1 소속의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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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오픈 조직위원회는 테니스 선수들이 참가하는 온라인 테니스 게임 대회를 연다. 27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비디오 게임 '테니스 월드 투어'엔 나달을 비롯한 정상급 남녀 테니스 선수 32명이 출전한다. 앞서 지난달 22일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는 18개 구단에서 대표 선수 1명씩을 선발해 비디오 게임 ‘FIFA20(피파 20)’으로 토너먼트를 펼쳤다.

e스포츠가 스포츠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축구·야구·농구·골프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가 중단되면서다. 테니스 스타 선수들은 라켓 대신 게임 컨트롤러를 잡고, 세계적 축구 선수들은 가상공간에서 경기를 벌였다.


게임기 앞에 앉은 테니스 축구 스타…실시간 중계 인기 폭발

미국의 인기 자동차경주대회인 나스카 선수들도 지난달 22일 온라인 대회를 열었다. 레이싱 경기 환경을 게임으로 옮긴 '아이레이싱'을 통해서다. 같은날 국내 축구 선수들도 게임기 앞에 앉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국내 프로축구 K리그 선수들이 참가하는 온라인 축구 게임대회 ‘K리그 랜선 토너먼트’를 열었다. K리그 8개 구단에 소속된 선수들이 피파온라인4로 승부를 겨뤘다.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실제 경기를 관람하는 듯한 박진감이 스포츠를 잃은 상실감을 덮었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프리메라리가 토너먼트는 실시간 중계를 통해 14만 유로(약 1억8000만원)의 기부금을 모을 정도로 호응을 이끌었다. K리그 랜선 토너먼트 TKL도 아프리카TV에서 78만7439명의 누적 시청자를 모았다. 2만명이 넘는 인원이 동시 접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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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아레나 전경 /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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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팬덤에 러브콜 보내는 기업들…e스포츠 전설' 페이커' 효과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기업들도 e스포츠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높아진 위상만큼 새로운 마케팅 수단이 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두터운 고정 팬덤과 신규 소비층을 유입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올해 e스포츠 시청자는 5억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스폰서십·중계권·스트리밍 등을 포함한 시장 규모는 11억달러(1조 3500억원)로 전년 대비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맨체스터시티, 발렌시아CF 등 유럽 명문 축구단들이 프로게임단 창단에 나선 것도 e스포츠의 높아진 입지를 방증한다.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PES 2018, 아레나 오브 발러, 클래시로얄 등 6개 종목을 시범경기로 운영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정식종목 편입을 논의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e스포츠 시장을 키운 동력은 팬덤이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못지 않다. e스포츠 상품(굿즈)을 판매하는 매장엔 10~20대가 몰려들고, e스포츠 경기장엔 관중들이 꽉 들어찬다. 이는 스타 배출로 이어졌다. '페이커(이상혁)'가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페이커'는 25일 또 한번 역사를 썼다. 소속팀 T1과 함께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통산 9번째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날 결승전은 이에스(ES) 차트 기준 시청자 약 107만명으로 올 시즌 LCK 최대 시청자 숫자를 기록했다.

페이커는 온라인 1위 게임 'LoL LCK'가 낳은 슈퍼 스타다. 챔피언십과 MSI,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잇달아 우승하며 게임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중국의 한 매체는 페이커를 BTS, 봉준호, 손흥민, 김연아와 함께 한국의 5대 국보로 지정했고, 미국 기자들은 한국 4대 천왕에 페이커의 이름을 올릴 정도다.

스타 탄생은 기업 후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BMW가 SK텔레콤의 e스포츠팀 T1과 스폰서십을 맺은 것도 페이커 덕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T1은 '리그 오브 레전드', '포트나이트' 등 10개 팀을 운영하는 구단으로 페이커 등 50여 명의 프로게이머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시작으로 e스포츠가 스포츠를 대신하는 또 다른 영역의 스포츠가 되는 분위기"라며 "코로나19 효과를 보긴 했지만 이미 e스포츠의 시장성은 일반 스포츠에 밀리지 않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진욱 기자 showg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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