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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확산한 후 3개월간 소비심리 하락 폭이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 코로나19가 소비심리에 미친 타격의 크기가 금융위기보다 크다는 것이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0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CCSI는 한 달 전보다 7.6포인트 하락한 70.8을 나타냈다. 이는 2008년 12월(67.7)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하락 폭이 3월(-18.5포인트)에 비해 축소되긴 했지만,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한 1월(104.2) 이후 4월까지 하락 폭은 33.4에 달한다.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후 그 해 12월까지 소비심리 하락 폭(90.6→67.7, 22.9포인트 하락)을 넘어선 것이다.
권처윤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2008년 9월 리먼 사태 이후 10월(-12.7포인트) CCSI 하락 폭을 지난 3월에 이미 넘어섰고, CCSI가 반등하기까지의 몇 개월간 추이를 봐도 소비심리는 훨씬 크게 하락했다"며 "적어도 코로나19가 소비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금융위기 때보다 지금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완화 정도에 따라 다음달 소비심리가 추가로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권 팀장은 "현재 심리지수를 좌우하는 주된 요인은 코로나19"라며 "5월 코로나19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소비심리도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CSI는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앞으로의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소비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반대로 지수가 100을 밑돌면 지갑을 닫는다는 의미다. CCSI는 경제적 사안 뿐 아니라 국제·정치·사회적으로 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요동쳤다. 2011년 초엔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며 주저앉았고,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하락곡선을 그렸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 접어든 11월엔 100 이하로 떨어졌다.
CCSI를 구성하는 세부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일제히 하락해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 시점의 경제 인식 정도를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 CSI는 7포인트 떨어진 31을 기록했고, 가계수입전망·생활형편전망 CSI도 각각 4포인트씩 내려 83, 79를 기록했다. 향후경기전망 CSI도 3포인트 떨어진 59를 기록했다. 현재경기판단·가계수입전망·생활형편전망·향후경기전망 CSI는 일제히 200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지출전망은 93에서 87로 6포인트 떨어져 2008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현재생활형편 CSI는 83에서 77로 하락해 2009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항목별 CSI 하락 폭은 3월에 비해 대부분 줄었지만, 주택가격전망 CSI(96)는 전월비 하락 폭이 -16포인트로 커졌다. 권 팀장은 "코로나19 사태 및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정부의 규제정책 등으로 주택가격 하락전망이 확산되면서 주택가격전망 CSI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임금수준전망 CSI 역시 지난달 109에서 102로 7포인트 내렸다.
앞으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한 달 전과 같은 1.7%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는 물가인식은 1.8%를 기록해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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