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술김에 '내가 N번방 있었다'고 하자 '괜찮아~ 괜찮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A: 아는 사람 중에 한 명은 나올 줄 알았는데, 쟤인 줄 알았거든
B: 아무도 몰라
일동: 괜찮아~(짝) 괜찮아~(짝)

지난달 27일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이 뒤늦게 온라인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N번방 가해자들을 실제로 만났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 속 남성 네 명은 통닭집에서 술에 얼큰하게 취한 목소리로 이런 대화를 나눈다.

영상을 촬영한 김모(26)씨는 이들 일행 중 한 남성이 ‘내가 N번 방에 있었다’는 취지로 말하자 나머지 일행이 보인 반응을 뒷자리에서 촬영한 다음, 문자로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술집에서 뒷자리 남성분들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N번 방에 가담했다는 말을 들어 문자 드린다”며 “이게 신고 사유가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 연락드린다. 해당 발언 남성은 검정 맨투맨을 착용했다”고 문자로 적어 112에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접수한 홍제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이미 이들은 자리를 떠난 뒤였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자 옆 테이블에 있던 다른 손님들도 “우리도 (이 남성이 내가 ‘N번방에 있었다’라고 한 말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관은 이 남성을 검거하지 못하고 현장을 종결했다. 서대문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N번방에 가입했다는 진술만으로는 명백한 혐의점이 없어 현장에선 강제 수사로 전환하지 못했던 걸로 파악했다”고 했다.

다만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뒤늦게라도 파출소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동 성(性) 착취물 보거나 소지, 유포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7일 수사에 착수한 서대문경찰서는 “한 달이 지난 상황이라 통닭집 및 인근 CCTV 등은 이미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카드 사용 내역 등을 확인해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조만간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황지윤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