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산 성폭력상담소장, 문재인 공개 지지했던 인사
"박근혜는 여성 대통령 말할 자격 없어
인증되지 않은 유사 상표" 발언도
통합당 곽상도 "신고부터 로펌 공증· 언론대응까지
모두 '친문 울타리'안에서 이뤄진 정황"
23일 부산시청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오거돈(가운데) 부산시장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조선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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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전 부산시장 ‘여직원 성추행’ 사건의 대응을 맡고 있는 부산 성폭력상담소장이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인사인 것으로 27일 나타났다. 상담소 측은 ‘4월말까지 시장직을 사퇴한다’는 내용의 공증(公證) 서류 작성업무 또한 문 대통령이 설립한 법무법인 부산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오 전 시장 성추문 사건이 터진 직후 모든 과정을 친문(親文)성향의 인사·조직들이 관리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장은 18대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공식 지지했다. 이 소장을 비롯한 여성계 인사 1219명은 지지선언문에서 “우리는 사람을 소중히 하고, 소통의 선두에 서서 양성 평등한 행복한 민주사회를 이룩하려는 문재인 후보의 가능성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 소장과 여성계 인사 100인은 같은 날 발표한 ‘유권자에게 드리는 글’에서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말 할 자격이 없다”며 “박 후보는 우리가 기대하는 여성 대통령이 아니므로 ‘인증되지 않은 유사 상표’에 주의하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야당은 오 전 시장의 여직원 성추행 신고, 접수, 공증, 언론대응까지 친문인사·조직의 ‘울타리’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부산시청 여직원 A씨가 지난 7일 오 전 시장 집무실에서 5분간 성추행을 당한 직후부터 부산 성폭력상담소는 사건 전반을 대응해왔다. 상담소는 오 전 시장 측과 사퇴 시점을 조율했다. 그 결과 ‘4월말까지 공개사과하고 시장직에서 물어나는 것’으로 책임을 묻는 것으로 합의했다. 또 오 전 시장이 ‘4월말까지 시장직 사퇴’를 약속한 공증(公證) 서류 작성업무를 법무법인 부산에 맡겼다. 오 전 시장 측은 “우리는 공증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피해자와 부산성폭력상담소 측이 법무법인 부산을 공증인으로 정해서 공증했다”고 했다.
법무법인 부산은 문 대통령이 1995년 7월 설립한 곳으로, 현재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으로 재직 중인 김외숙 변호사도 이 로펌 출신이다. 현 대표인 정재성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다. 정 변호사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오거돈 예비후보 캠프 때부터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은 “오거돈 성추행 사건의 신고, 접수, 공증, 언론대응의 거의 전부가 친문 울타리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오 전 시장의 사퇴시점을 총선 이후로 미룬 주체가 누군지에 대한 명확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성추행 사건에 대해 “오 전 시장 사퇴 전에 알고 있었던 사람은 없었다”며 사퇴시점 조율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해오고 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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