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이면 '연봉 깎자' vs '추가 삭감 수용 못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MLB 시즌 개막이 지연돼 개장을 못한 텍사스 레인저스의 새 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연봉 추가 삭감을 놓고 구단과 선수 노조 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ESPN의 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니는 27일(한국시간) ESPN 홈페이지에 올린 기사에서 MLB 구단과 선수노조가 연봉 삭감을 둘러싼 의견 충돌을 점점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미국 정부와 각 주 정부가 5월 초부터 경제활동을 단계적으로 재개하기로 방침을 굳히면서 메이저리그도 조만간 정규리그를 시작할 가능성이 커졌다.
개막 시점, 경기 수, 리그 진행 방식 등 MLB 각 구단과 선수노조가 상의해야 할 안건이 산적한 상황에서 연봉 삭감은 난제 중의 난제로 꼽힌다.
구단들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른다면, 입장 수입 감소에 따라 선수 연봉을 깎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입장권료, 구장 매점·기념품점 매출, 주차료 등을 아우르는 입장 수입은 구단 운영비의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MLB 선수노조와 에이전트들은 이미 코로나19에 따른 개막 연기로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새로운 임금 협약을 했으므로 추가 삭감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선다.
MLB 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 필드 |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원래 3월 말로 예정된 정규리그 개막이 기약 없이 미뤄짐에 따라 연봉,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과 관련한 '코로나19 합의'를 발표했다.
각 구단은 선급금으로 1억7천만달러(약 2천99억원)를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60일간 선수들에게 나눠준다.
이 돈은 올해 메이저리그가 아예 열리지 않더라도 선수들이 구단에 반납할 필요가 없는, 재난보조금 형식의 지원금이다.
선수들은 정규리그가 열리면 경기 수에 비례해 자신의 연봉을 받는다. 올해 경기가 162경기의 절반인 81경기만 열리면, 선수들은 2020년 연봉의 절반만 받는 식이다.
MLB 각 구단은 또 올 시즌 메이저리그가 취소되더라도 2019년 기준을 적용해 FA 선수들의 자격을 그대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대신 선수들은 경기가 열리지 않을 경우 받아야 할 약 40억달러에 달하는 연봉은 포기하기로 했다.
이런 합의를 바탕으로 선수노조는 무관중 경기에 따른 임금 삭감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틴다.
토니 클라크 MLB 선수노조 위원장과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는 이미 연봉 논의는 끝났고, 선수들의 2020년 연봉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구단 경영자들은 무관중으로 입장 수입이 줄면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에 선수들의 연봉을 깎아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한다.
양측이 한 발씩 양보해 연봉 추가 삭감과 관련한 새 합의에 도달하지 않는 이상 올 시즌 빅리그 시작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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