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원장인 김재원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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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여당의 강력한 요구에 결국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대상을 늘리면서 계획에 없던 국채를 발행하고, 지방자치단체의 부담도 늘어난다. 고소득자의 자발적 재난지원금 기부를 모으기 위한 시스템과 제도 구축도 시급히 요구된다.
24일 기재부가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에게 제출한 긴급재난지원금 추진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재난지원금 지급대상을 전체가구의 70%에서 100%로 늘리면서 고소득층에게 자발적 기부를 받는 형식으로 정했다.
당초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편성하기 위해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경안은 7조6000억원 규모로 지방비 2조1000억원의 도움을 받아 1478만가구에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전국민으로 대상을 확대하면서 추경안은 11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늘어난 3조6000억원은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지방비 3조1000억원을 더해 총 14조3000억원의 재난지원금을 2171만가구에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가구당 지급액은 1인 40만원, 2인 60만원, 3인 80만원, 4인 이상 100만원으로 기존과 동일하다.
정부가 당초 2차 추경안을 짤 때는 적자국채 발행 없이 지출 구조조정만으로 7조600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오는 6월 발표할 3차 추경 등 앞으로 나타날 더 큰 위기에 대비할 여력을 모으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지급대상 확대로 2차 추경부터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해졌다.
늘어난 지방비 부담 역시 지자체장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기존 2차 추경안은 재난지원금을 중앙정부가 80% 부담하고 지방정부가 20% 부담하도록 설계됐다. 지급대상 확대로 전체 재정소요가 늘어나면서 지방정부의 부담 역시 1조원 가량 늘었다.
지방정부들은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23일 시도지사협의회는 지자체가 부담키로 한 2조1000억원도 버겁다면서 재난지원금을 전액 국비로 지원해달라고 주장하는 공동 촉구문을 발표한 바 있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촉구문에서 "지난 3월부터 17개 시·도를 비롯한 지방정부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소득 보전을 위해 3조원 이상의 재원을 확보해 긴급생활비를 지급하거나 예정하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안으로 확대될 경우 전액 국비로 지원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김재원 예결위원장 역시 이 점을 의식하고 있다. 이에 24일 기재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지자체장들은 가뜩이나 지방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추가로 1조를 내게 하는 것"이라며 "지방 예산이 없으면 집행이 불가능한만큼 3조1000억원을 지자체가 부담할 것이 확실한지 확인해서 즉각 알려달라"고 말했다.
고소득자의 재난지원금 기부금을 처리하는 방식도 골칫거리다. 현행 소득세법 등에 따라 기부금 세액공제 규정은 마련돼있다. 정부는 이를 국가·지자체에 기부하는 법정기부금으로 여겨 15%의 공제세율을 적용하려 한다.
문제는 기부 추진 방식이다. 기부금 유형은 △재난지원금 신청시 기부의사를 표시한 금액 △긴급재난금 신청 후 수령자의 기부금액 △미신청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통한 기부금 조성 등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가 이 기부금을 모아서 쓰기 위해서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이에 기재부는 관련 특별법을 제정한 뒤 재난지원금 신청과 동시에 기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지원금을 수령하기 전이나 수령한 이후 모두 기부가 가능토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부금액도 전액 또는 일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정부는 기부금을 추후 고용보험기금에 보태 고용유지와 실직자지원 관련 예산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이뤄지는 기부인만큼 사전에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김재원 위원장은 "이번에 한번 시행할 재난지원금을 위해, 그것도 지급한 뒤 국가가 기부 받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라며 "특별법 역시 추경 예산안에 포함시켜 예산부수법안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자"고 기재부에 당부했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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