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드러난 조주빈 악행… 성착취 동영상 경매 부쳤다

박사방 상당수를 경매제로 운영, 회원들은 지급받은 포인트로 구매

여성의 성(性) 착취 동영상을 찍어 판매한 조주빈(25·사진)씨에 대한 검찰과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여러 악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를 조사한 검경 관계자들 사이에선 "악마를 마주한 것 같았다"는 말이 나온다.

조씨는 작년 9월부터 올 초까지 텔레그램 대화방인 '박사방'을 통해 성 착취 동영상을 공유하고 판매했다. 본지 취재 결과, 검경은 조씨가 여러 '박사방' 중 상당수를 '동영상 경매제' 형식으로 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 여성을 협박해 촬영한 성 착취 영상을 회원들이 모인 대화방에서 경매로 부치고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회원에게 동영상을 팔았다는 것이다. 미성년 여학생 8명, 성년 여성 21명의 동영상이 이런 식으로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은 '경험치 포인트'로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포인트는 조씨 등이 회원들에게 지급했다. 성 착취 동영상, 사진을 대화방에 자주 올리거나 대화방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원에게 포인트를 줬다고 한다. 포인트 보유량에 따라 회원을 '공직자' '상류층' '시민' 등으로 철저히 등급화했다. 검경 관계자들은 "경매제는 조씨가 '박사방'을 키우고 활성화시키려고 만든 수법"이라며 "경매에 참여한 회원들도 공범으로 만들어 입을 막을 수 있는 치밀한 악행"이라고 했다.

조씨는 돈을 앞세워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소셜미디어에 '2~3일 알바하면 월급 500만원'이란 식의 광고 글을 올려 돈이 급한 10·20대 여성들을 꾀어냈다. 이후 채팅앱 등을 통해 '사전 면접'을 위한 인적 사항과 프로필 사진을 요구했다. 조씨는 미리 포섭해 놓은 사회복무요원들에게 건당 15만원을 주고 여성들의 더 자세한 신상 정보와 가족 정보까지 얻은 뒤 협박에 들어갔다. '알바 지원 사실과 사진을 가족과 회사에 보내겠다' '너의 이름을 네이버 실검 1위에 띄워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듣지 않으면 더 노골적으로 협박했다. 조씨는 작년 지인을 통해 수도권에 사는 한 20대 여성의 집 우체통에 편지 한 통을 배달시켰다. 편지엔 '계속 대화 거부하면 염산, 커터 칼로 평생 못 지울 고통을 주겠다. 신고해도 무방. 신고 즉시 작업'이란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 여성은 결국 피해를 입었다.

조씨는 약점을 잡아 옭아맨 여성을 '노예'처럼 부리며 망가뜨렸다. 1인당 20~50개의 성 착취 동영상을 받아 '박사방' 경매에 부치거나 돈을 받고 팔았다. 조씨는 밑에 있던 한 공범을 피해 여성에게 직접 보내 강제로 성관계를 하게 하고, 휴대전화 스피커폰을 통해 이 장면을 현장에서 촬영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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