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에 정제마진 하락까지 '이중고'
정유주, 실적 악화 불가피.."보수적으로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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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정유주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나타나고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까지 내려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거래일보다 2100원(-2.13%) 내린 9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OIL(010950)은 전날보다 400원(-0.59%) 내린 6만7900원을, GS(078930)는 전날보다 900원(-2.38%) 내린 3만6950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세계적으로 이어지면서 기름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국제 유가마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21일(현지시간)에는 6월 인도분 WTI가 전날보다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거의 ‘반토막’으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원유를 정제해 남는 이익인 정제마진 또한 마이너스를 지속하면서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7326억원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개월 전 1446억원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던 것에서 5배 이상 불어난 수준이다.
S-Oil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개월전에는 영업적자 11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에는 4774억원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GS 또한 1분기 영업이익이 4858억원에서 2229억원으로 54% 가량 하향조정됐다.
연간 실적은 더 부진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영업이익은 4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6.5%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개월 전 9206억원 예상치에서 95.2%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GS의 영업이익은 1조7023억원으로 전년대비 16.3% 줄고 S-Oil의 영업이익은 2646억원으로 전년대비 3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개월전보다 영업이익이 각각 18.4%(2조867억원), 62.2%(7002억원) 하향 조정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저유가와 석유 수요 급감으로 정유사들의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원유재고가 높은 수준이고 수요 회복으로 정제마진 개선이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유초과공급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 내륙 원유저장탱크가 저장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유가 하방압력을 높였다”면서 “원유저장한계 도달을 방지하기 위해 OPEC+와 미국은 적극적인 유가 부양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원유재고가 수용가능량을 초과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OPEC+는 기존 감산이 계획된 5월 1일보다 감산시기를 앞당기거나 추가 감산합의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또 “현재는 원유에 대한 투자를 유의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향후 코로나19가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경제활동이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야 원유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반등이 가시화 된다고 하더라도 원유재고가 역사적으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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