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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1심은 오판" 이태원 살인사건 예로든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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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제주=유동주 기자] [22일 광주고법 제주재판부서 항소심 첫 공판…"1심 무기징역은 잘못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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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20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을 앞두고 고유정(37)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2020.2.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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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유정에 대해 검찰이 1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22일 광주고등법원 제주재판부 제주제1형사부(재판장 왕정옥)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검찰은 1심 판결에 대해 사실과 법리오해 및 판결 설시구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은 1심에서 무죄로 본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안일하게 판단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공판 검사는 "밀폐공간에서 (피해자와 피고인이) 밀접한 상태에서의 살인 판단의 기본 방향은 대법원서 이미 확인한 바 있다"며 20년만에 유죄판단이 나온 이태원 살인사건을 예로 들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1997년 3월 발생했던 피해자 대학생 조모씨가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으로 당시 2명의 용의자 중 피고인 특정이 잘못돼 1차 재판에서 무죄로 결론난 바 있다. 이후 12년만의 재수사로 사건발생 20년만인 2017년 나머지 용의자였던 존 패터슨이 진범으로 확인돼 20년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이태원 사건을 예로 든 건 피해자와 피고인 등 세명만 있는 상태에서 사망했다면 결국 법원은 피고인과 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의 진술 중 누구에게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해 범인을 특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의붓아들의 사망원인에 고유정에 의한 질식사와 친아버지의 무의식적 잠버릇에 의한 돌연사 중 결론을 내리지 않았고 고유정의 의붓아들 살인혐의에 대해 입증부족으로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날 "추상과 가정으로만 아버지의 무의식 중 잠버릇에 의한 질식사 가능성을 들어 고유정에 의한 살해 가능성을 배척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검사 측은 "피해아동이 누군가에 의해 고의 살해된 것과 고의적으로 살해되지 않았을 때는 전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사망원인이 가장 핵심인데 1심은 그에 대한 판단을 우회하고 회피했다"며 "항소심에서 아이 사망원인이 살해인지에 대해 판단이 명확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심에선 무죄판결 이유 중 아이 사망에 대해 단 두페이지로만 설명돼 있고 비논리적이라 승복할 수 없다"며 "유무죄 판단이 어려운 사건이지만 그럴수록 재판부의 고뇌가 담긴 판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1심은 사망원인에 대해 부검의와 법의학자 의견도 배척하며 아버지의 무의식 행동에 의한 사망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며 "만4세의 정상 아이를 만6세의 발달 지연 아동으로 사실 오해를 했고 체격이 작아도 정상인데 국내에서 그 또래 아이가 돌연사 했다는 같은 사례가 보고된 바 없어 막연한 추론"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원심은 피해아동이 감기약을 먹어 움직일 수 없어 아버지 몸에 눌려서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봤는데 그 감기약의 수면 효과로 발생한 질식사는 전세계적으로 한 번도 보고된 바 없다"며 "질식사 발생 가능성을 추론한 근거가 뭔지 알수 없다"고 비판했다.

검사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의심에 의한 판단은 자유심증주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국과수 부검의 뿐 아니라 법의학자들도 누군가에 의한 질식사나 돌연사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검사 측은 양형부당에 대해서도 "전 남편 살해를 인정하면서도 무기징역은 부당하다"며 "1명 살해는 무기징역 2명 이상은 사형으로 구분하는 현 양형판단에 대해 근본적으로 의문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이어 "얼마나 더 참혹하게 죽여야 사형판단이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항소심에서 판결을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고유정 측은 별다른 변론을 하지 않았다. 다만 추가할 증거로 전 남편 사건 이전 고유정의 핸드폰 포렌식 기록 등을 요청하며 고의적인 계획에 의한 살인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20일로 예정됐다. 검사 측이 요청한 의사들과 포렌식 전문가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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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현 남편(사망한 고유정 의붓아들 아버지) 홍모씨가 22일 법정 앞 취재진들에게 "1심 판결에서 아들의 사망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잘못됐다"며 "항소심에선 유죄로 판결되기를 바란다"고 했다./사진=유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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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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