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이 22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와이 연습경기를 앞두고 훈련 중인 선수들을 응시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너무 세게 나오던데….”
키움 손혁 감독은 잠을 설쳤다. 그는 “경기에서 패하고 나니 ‘아, 감독이 됐구나’ 싶더라”며 웃었다. 정규시즌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치른 첫 번째 교류전을 친정팀과 맞붙어 3-6으로 패했다. 손 감독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교류전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님도, SK 투수들도 너무 세게 나오더라”며 웃었다. 1회부터 제이미 로맥에게 2점 홈런을 내줬고 윤석민, 고종욱 등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에게 카운터 펀치를 맞았다.
손 감독의 속을 더 쓰리게 만든 것은 ‘자비없는’ 투수들. 지난해 포스트시즌까지 가족처럼 지내던 제자들은 먼 발치에서 눈인사만 한 뒤 키움 타선을 향해 이를 악물고 던졌다. 정예 라인업에 정규시즌을 방불케하는 투수 계투에 학수고대하던 감독 데뷔 승리도 물건너 갔다. 그는 “염경엽 감독님도, 투수들도 너무 세게 나오더라. 다음에는 좀 덜 던졌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장난스레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속마음은 흐뭇하다. 그는 “(박)종훈이를 비롯해 투수들이 다 잘던지니까 보기는 좋더라. 가끔 통화도 했는데 우리팀만 빼고 다른 팀과 붙을 때에는 더 좋은 성적 내기를 바란다”고 진심을 건넸다. 쌀쌀한 날씨 탓에 잔뜩 웅크린채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손 감독은 “첫 승하면 어깨 쫙 펴고 걸을 것”이라며 선수들 곁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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