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171표차 낙선 남영희 "재검표 포기…생각 짧아"

"객관적으로 살펴보니 저의 생각이 짧았다"

인천 동구·미추홀 선거구에 출마해 171표 차로 낙선한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4·15 총선에서 최소 표 차이인 171표 차로 낙선한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늘 심사숙고한 끝에 재검표를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끝까지 저에게 희망을 걸어주신 분들께 상의없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되어 너무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인천 동구·미추홀 선거구에 출마해 낙선한 남 후보는 2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후보의 눈에는 모든 것이 불공정하게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그 후보의 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더 객관적으로 살펴보니 저의 생각이 짧았습니다"라며 재검표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남 후보는 "지난 20년간 100표 이상의 재검표가 뒤집어진 경우는 없습니다"라며 "잠시는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그건 후보의 삐뚤어진 눈때문이었습니다. 제 눈과 머리를 다시 제자리로 돌리고 보니 저의 판단은 착오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제21대 총선 인천 동구미추홀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후보가 2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제물포역 앞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다만 남 후보는 "제가 재검표를 생각했던 것은 저의 당선이 중요해서가 아니"며 "국정농단세력의 핵심에게 또다시 국회의원 뱃지를 안겨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그래서 비난을 각오하면서 상대후보의 당선에 축하인사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제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덧붙였다.

남 후보는 "선거결과에 승복하지만 인정하진 않습니다"라며 "국정농단의 핵심 세력에게 뺏지를 뺏어 오는 날을 저 남영희가 비로소 제1의 과제를 완수하는 날로 삼겠습니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남 후보 발언에 대해 경남 양산을 당선자인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의 마음은 누구보다 제가 잘 압니다. 171표라는 것은 정말 눈물나는 것입니다"라며 "그런데도 이렇게 당당한 결정을 하는 인물이 우리당의 후보였다는게 저는 정말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영희 후보의 대승적 결단에 박수를 보내며 이런 일꾼을 하나 하나 잘 키워서 국민을 위한 민주당의 항해에 갑판수로, 조타수로, 선장으로, 기관사로 써야 합니다"라며 "이래서 민주당은 든든하고 희망이 있습니다. 당당하고 대견한 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라고 응원했다.

민주당 부대변인 출신인 남 후보는 이번 총선 사전투표에서 무소속 윤상현 후보에게 3천920표 차로 이겼지만, 본투표까지 합친 결과 171표 차이로 결국 낙선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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