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도약 'T맵' / 2002년 ‘네이트 드라이브’로 출발 / 월 활성사용자 3만명 →지난해 1249만명 / 스마트폰시대 맞아 2010년 ‘앱’ 기반 변신 / 2016년 무료 전환 선언… 사용자 편의 증진 / 4차산업혁명과 융복합 ‘T맵’의 점프 / 빅데이터·AI와 결합 ‘T맵×누구’ 선보여 / 하루 최대 10억건 수집 데이터가 원동력 / 차량이 단말 기능 ‘차세대 IVI’ 서비스 채비
21일 SK텔레콤에 따르면 T맵은 2002년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반영한 길 안내 서비스 ‘네이트 드라이브(1.0)’로 시작됐다. 당시 3만명이던 월간 활성 사용자(MAU) 규모는 지난해 1249만명으로 증가하며 ‘국민 내비게이션’의 입지를 다져왔다.
◆한국 모빌리티 서비스 진화의 발자취 T맵
T맵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은 물론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전반의 발전 과정을 되짚어볼 수 있다. T맵은 사용자 증가에 따른 당장의 수익에 골몰하지 않고, 오픈 플랫폼 전략을 통해 ‘사용자 편의 증진’이라는 초심을 지켜왔다.
초기 버전은 화살표로 방향을 제시하는 ‘턴바이턴(TBT)’ 방식 수준이었지만, 2005년 상세지도로 길을 안내하는 풀맵(full map) 방식으로 발전하며 주소만 입력하면 상세 경로를 알 수 있게 됐다. 2007년에는 T맵에 수집되는 교통정보를 지상파 DMB에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서비스(TPEG)를 선보였다.
2009년 30만 정도로 비교적 완만한 곡선을 그리던 T맵의 MAU 성장세는 스마트폰 시대의 시류와 함께 급격해졌다. 2010년 스마트폰 기반 앱 서비스로 탈바꿈함과 동시에 자사 통신사 요금제와 결합해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한 것. 이에 힘입어 MAU는 1년 만에 8배 넘게 성장하며 2010년 248만명을 찍었다.
SK텔레콤은 T맵 서비스로 당장의 수익을 확대하는 것은 뒤로 미루고 오픈 플랫폼 전략에 더욱 힘을 실었다. 2012년에는 T맵의 주요 기능을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 제공하는 오픈 API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2013년에는 빅데이터 분석 및 패턴화를 통해 도착 시각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를, 2016년에는 운전자의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전 성향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각각 선보였다.
T맵은 통신사 요금제와 연계한 사실상 월정액 서비스 형태에서 2016년 7월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를 포함한 모든 이용자에게 무료 전환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당해연도 MAU는 1063만명으로 올라서며 국민 내비게이션의 위용을 떨치게 됐다.
◆T맵, 4차산업혁명 새 옷 입고 더욱 진화
스마트폰 앱을 통한 내비게이션 서비스였던 T맵은 최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 및 서비스와 결합하며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더욱 저변을 넓히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2017년 AI 기능을 적용한 ‘T맵×누구’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듬해에는 AI를 이용해 전화·문자를 주고받는 기능과 커피전문점에서 음성 주문할 수 있는 기능을 연이어 추가했다. 또 무선통신 환경의 강점을 활용해 V2V(vehicle to vehicle)·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을 활용한 전방 차량의 급정거 안내, 소방차·구급차 등 긴급차량의 출동 안내 서비스 등도 탑재했다. 이러한 AI 기반의 서비스는 기계학습(ML·머신러닝)과 결합해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네트워크상에서 차량이 일종의 단말로서 기능하게 된다. 스마트폰 하나로 다양한 앱을 구동하는 것처럼 차량 한 대에 ICT(정보통신기술)와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가 결합한 형태의 IVI(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In Vehicle Infotainment) 서비스가 선보일 전망이다.
SK텔레콤은 5G 도입 이후 바이톤 등 자동차제조사들과 차세대 IVI를 발굴하고, 이를 적용하기 위한 다각적인 협력을 진행 중이다. 차세대 IVI로 변모하는 T맵은 AI 비서 누구와 음원 플랫폼 플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 T맵 주차 등 다양한 자사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담아낸다.
◆하루 10억건 쌓이는 빅데이터, T맵의 원동력
삼손의 힘의 원천이 머리카락이라면 T맵 고도화의 밑바탕은 빅데이터를 꼽을 수 있다.
이달 기준으로 T맵은 전국의 222만3896개의 구간(구간 길이 23만5225㎞)에서 교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 데이터는 T맵을 사용하는 모든 차량(probe)에서 수집되는데, 하루에 최대 10억건이 넘는 데이터가 쌓인다. SK텔레콤의 이종호 모빌리티사업단장은 “T맵을 통해 하루 최대 447만명에게 3억㎞ 수준의 길 안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서울과 뉴욕을 1만4000회 왕복하는 거리”라고 설명했다.
T맵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동남아시아의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인 그랩(Grab)과 합작해 그랩 운전자용 내비게이션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바 있다. 이곳 현지에서의 데이터 축적 및 서비스 고도화에도 성공한다면, 동남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의 확대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단장은 “올해에는 올인원(all in one) 모빌리티 플랫폼을 선보여 서비스를 더욱 혁신하고,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대중교통과 택시, 주차 등 모빌리티 전반을 유기적으로 초연결해 고객에게 이동에 관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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