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테마파크들의 ‘코로나 동병상련’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코로나19 확산은 광범위한 산업 영역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을 한 장소로 모으는 것을 비즈니스의 기본으로 하는 테마파크 업체들은 나라를 막론하고 수익성 급감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세계 최대규모의 테마파크 브랜드 ‘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월트 디즈니부터 우리나라의 에버랜드, 롯데월드 등 테마파크 기업들은 그야말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흔들리는 월트 디즈니 성(城)
전 세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 브랜드인 디즈니랜드는 일시 휴점에 들어갔다. 디즈니랜드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 월트 디즈니(이하 디즈니)가 1955년 7월 18일 월요일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문을 연 이후 올해까지 65년 동안 운영하고 있는 테마파크다. 현재 애너하임 외에 미국 올랜도, 도쿄, 파리, 홍콩, 상하이까지 전 세계 총 6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점차 늘어나자 디즈니는 전 세계 디즈니랜드의 운영을 전격 중단했다. 1월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武汉市)와 인접한 상하이, 홍콩 디즈니랜드가, 2월에는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가 운영을 중단했다. 지난 3월 13일부터는 미국 전역의 디즈니월드 리조트와 디즈니랜드의 운영이 중단됐다. 디즈니가 공표한 내용에 따르면 잠정 휴업 기한은 6월 30일까지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에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어떻게 잦아들지 모르는 이기에 이 일정이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
월트디즈니 각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매출의 비중. 테마파크 사업부문 매출(위 네모)과 전체 매출(아래 네모) 출처= THE WALT DISNEY COMPANY REPORTS FOURTH QUARTER AND FULL YEAR EARNINGS FOR FISCAL 2019 일련의 상황은 모기업인 월트 디즈니 전체의 사업이 흔들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디즈니랜드 리조트(Disney Land Resort)’로 대표되는 디즈니의 테마파크 비즈니스는 디즈니의 연간 매출에서 30%의 비중(2019년 기준 37.69%)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사업이다. 이에 급기야 디즈니는 임직원의 절반에게 의무적 무급휴가를 실시하는가 하면, 밥 아이거 회장의 월급 전액을 반납시키는 등 극약처방을 내렸다.
코로나19로 인한 디즈니의 악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영화관들의 운영이 일시 중단되면서 최소 10년 이상 디즈니의 가장 강력한 캐시카우였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작품들의 개봉이 일제히 내년으로 순연됐다. 이에 올해 1월 2일 148.20달러였던 디즈니의 주가는 최근 102.26달러(4월 20일 기준)까지 하락했다.
최근 6개월 월트 디즈니 주가 추이. 미국의 다른 테마파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테마파크 유니버셜 스튜디오 역시 올랜도 리조트와 유니버셜 스튜디오 헐리웃의 종전 4월까지 예정됐던 임시 휴점 기한을 5월 31일까지 연장했다.
봄 날씨 ‘무색’ 한국 테마파크
코로나19 확산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확산세가 이제 막 시작된 일본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그렇기에 아직까지 국내 테마파크들은 휴점보다는 운영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등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있는 불안감으로 인해 국내 테마파크들 역시 미국의 글로벌 브랜드들처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평소와 같았다면 따뜻한 봄 날씨로 인해 평일에도 많은 인파로 북적였을 국내 테마파크는 요즘 한산하다.
삼성의 테마파크 에버랜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월 방문객이 50%가까이 줄었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그룹의 테마파크 ‘롯데월드 어드벤쳐’의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 코로나 본격 확산 이후 롯데월드의 관객 수는 지난해 대비 80% 가까이 줄었다. 이에 대한 조치로 롯데월드는 전 임직원에 대한 주 4일 근무를 권고하는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의 테마파크 엔터테인먼트 산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테마파크 업계는 하루속히 코로나19 확산의 공포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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