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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마이너스 유가에 키움증권 HTS 먹통…원유선물 투자자 손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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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전산 사고가 발생했다. 원유 선물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 개인 투자자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1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9분쯤 키움증권 HTS에서 해외선물 종목인 '미니 크루드오일 5월물' 매매가 멈췄다. 20일(현지시간) 마이너스대(배럴당 -37.63달러)로 떨어진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을 HTS가 인식하지 못해 '먹통'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유가가 곤두박질치는 것을 보면서도 손절하지 못했고, 오전 3시 30분쯤 강제 청산 당했다.

키움증권 고객 게시판엔 항의 글이 잇따랐다. 한 투자자는 "새벽 3시쯤 미니 크루드오일 5월물을 0.025원에 매수했고 마이너스로 떨어지길래 -0.025원에 청산을 시도했으나 '바로 팔기' 주문이 거부되는 등 청산 주문 자체를 못했다"며 "마이너스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을 지켜만 봐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투자자는 키움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HTS가 마이너스 값을 인식하지 못해 벌어진 사태"라며 "5월물이 모두 청산됐기 때문에 마이너스인 상품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보상은 규정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금일 중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앞.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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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등도 HTS가 마이너스 값을 인식하진 못했지만,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가 되기 전 청산을 마쳐 HTS 오류로 인한 투자 피해는 없었다. 한국투자증권은 HTS 오류가 생겼지만, 새벽 5시쯤 시스템을 수정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선물이 HTS에서 거래가 중단된 건 유례없는 일로, 마이너스 호가라는 이상 현상을 시스템에 고려하지 않아 생긴 장애로 보인다"며 "자칫 증권거래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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