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홈구장 캠던 야즈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노조 관계자들이 '무관중 경기를 하면 연봉을 추가로 삭감할 수 있다'는 소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토니 클라크 MLB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21일(한국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최근 MLB 사무국과 연봉 지급안에 합의했다. 추가 논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MLB사무국과 합의한 '경기 수에 따른 연봉 지급'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MLB에서는 '무관중에 따른 연봉 지급'이 화두에 올랐다.
디애슬레틱은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5월 중순 이후 메이저리그가 관중 없이 시즌을 시작하면 MLB 사무국이 선수들에게 추가로 연봉 삭감을 요청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뉴욕 메츠의 운영부문 대표이사 제프 윌폰에게 '무관중 경기를 치르면 노조도 연봉을 낮추는 데 동의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히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MLB 사무국과 각 구단은 애초 정규리그 개막일로 편성한 3월 27일부터 5월 말까지 60일 동안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부상자 명단에 오른 선수, 마이너리거들에게 연봉 선지급 개념으로 1억7천만달러를 주기로 했다.
MLB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경기 수에 비례해 자신의 연봉을 받는다. MLB는 팀당 162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AP통신은 "코로나19 여파로 올 시즌에 162경기를 치르는 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토니 클라크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사무총장 |
올해 MLB가 81경기를 치르면, 선수들은 연봉의 절반만 받는다.
구단도 재정적인 문제를 고민한다.
특히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면 걱정이 커진다.
메이저리그에서 '관중'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입장권은 물론이고, 경기장 안에서 관중이 쓰는 돈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롭 맨프레드 MLB 사무국 커미셔너는 "입장권, 구장 매점 이용, 주차료 등 입장권 관련 수입이 각 구단 전체 수입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무관중으로 정규시즌 개막을 하면 선수들의 연봉도 추가로 삭감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클라크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추가 협상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앤드루 밀러도 "2020시즌 연봉에 관해서는 이미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MLB는 아직 정규시즌 개막 시점을 정하지 못했다. 애리조나주에 모여 정규시즌을 치르는 '격리 리그'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면 개막을 강행하기가 쉽지 않다.
구단의 재정적인 문제가 불거지면, 구단과 선수 사이에 불협화음이 커질 수도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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